新 빈곤시대…중산층 줄고 계층이동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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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8주년 한경 특별기획
위기는 기회다 (4) 미래는 열려있다
1990년 중산층 비중 75%…2010년엔 68%로 줄어
빈곤 탈출률 지속 감소…2000년 49% → 2008년 32%
위기는 기회다 (4) 미래는 열려있다
1990년 중산층 비중 75%…2010년엔 68%로 줄어
빈곤 탈출률 지속 감소…2000년 49% → 2008년 32%
“㎏당 200원 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50원이야 50원.”
경기도 수원에서 폐지를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이복순 씨(63)는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쉬엄쉬엄 해야지 안 그러면 관절염이 도진다”며 인도에 리어카를 세워놓고 상가 계단에 걸터앉았다. 폐지 가격이 최근 한두 달 새 40원가량 뚝 떨어진 것이 이씨의 가장 큰 고민이다. 하루 꼬박 걸려 폐지를 주워도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000원. 일 년 전만 해도 ㎏당 170원이어서 5000원을 버는 날도 있었는데 이젠 꿈도 못 꾸는 액수다.
이씨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을까. 그는 “오늘 하루 밥이나 잘 먹으면 다행이지 내일 걱정까지 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일찌감치 출가한 자녀들은 용돈이나 조금씩 부쳐줄 뿐이다. 그 자녀들의 소득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혜택도 받지 못한다. “이렇게 벌어서 돈이 되겠어? 그건 진작에 포기했고 그냥 박스나 끼고 살다 가는 거지….”
이씨처럼 “과연 내가 잘살 수 있겠느냐”며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지만 실제 중산층도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990년 75.4%였던 중산층의 비중은 2000년 71.7%, 2005년 69.2%에서 2010년에는 67.5%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조사기준으로 중산층은 중위소득(총 가구의 소득순위 중 가운데를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가구다. 반면 저소득층은 1990년 7.1%에서 해마다 늘어 2010년엔 12.5%가 됐다. 고소득층이 같은 기간 17.5%에서 20.0%로 2.5%포인트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의 증가폭이 훨씬 크다.
중산층이 줄어들고 저소득층이 늘어나는 것은 빈곤 탈출률의 감소와도 연결된다. 빈곤 탈출률은 이전 연도에는 빈곤층이었지만 다음 연도에 벗어난 가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도시근로자 가구의 빈곤 탈출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0년에 빈곤층을 벗어나는 비율은 48.9%였지만 해마다 줄어 2005년 31.9%, 2007년엔 29.0%까지 떨어졌다.
사회적 계층 이동을 가능케 하는 교육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분위(상위 20%) 소득계층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56만1400원으로 1분위(하위 20%) 9만1400원의 6.14배에 달했다. 지난해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 모두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자녀의 첫 월급은 156만4488만원으로 부모 모두 대학을 졸업한 경우(평균 202만9009원)의 77%에 그쳤다.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서 2002년 사이에만 잠시 계층변동비율이 늘었다가 그 뒤로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빈곤층에서 탈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중산층도 줄어드는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경기도 수원에서 폐지를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이복순 씨(63)는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쉬엄쉬엄 해야지 안 그러면 관절염이 도진다”며 인도에 리어카를 세워놓고 상가 계단에 걸터앉았다. 폐지 가격이 최근 한두 달 새 40원가량 뚝 떨어진 것이 이씨의 가장 큰 고민이다. 하루 꼬박 걸려 폐지를 주워도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000원. 일 년 전만 해도 ㎏당 170원이어서 5000원을 버는 날도 있었는데 이젠 꿈도 못 꾸는 액수다.
이씨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을까. 그는 “오늘 하루 밥이나 잘 먹으면 다행이지 내일 걱정까지 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일찌감치 출가한 자녀들은 용돈이나 조금씩 부쳐줄 뿐이다. 그 자녀들의 소득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혜택도 받지 못한다. “이렇게 벌어서 돈이 되겠어? 그건 진작에 포기했고 그냥 박스나 끼고 살다 가는 거지….”
이씨처럼 “과연 내가 잘살 수 있겠느냐”며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지만 실제 중산층도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990년 75.4%였던 중산층의 비중은 2000년 71.7%, 2005년 69.2%에서 2010년에는 67.5%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조사기준으로 중산층은 중위소득(총 가구의 소득순위 중 가운데를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가구다. 반면 저소득층은 1990년 7.1%에서 해마다 늘어 2010년엔 12.5%가 됐다. 고소득층이 같은 기간 17.5%에서 20.0%로 2.5%포인트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의 증가폭이 훨씬 크다.
중산층이 줄어들고 저소득층이 늘어나는 것은 빈곤 탈출률의 감소와도 연결된다. 빈곤 탈출률은 이전 연도에는 빈곤층이었지만 다음 연도에 벗어난 가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도시근로자 가구의 빈곤 탈출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0년에 빈곤층을 벗어나는 비율은 48.9%였지만 해마다 줄어 2005년 31.9%, 2007년엔 29.0%까지 떨어졌다.
사회적 계층 이동을 가능케 하는 교육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분위(상위 20%) 소득계층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56만1400원으로 1분위(하위 20%) 9만1400원의 6.14배에 달했다. 지난해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 모두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자녀의 첫 월급은 156만4488만원으로 부모 모두 대학을 졸업한 경우(평균 202만9009원)의 77%에 그쳤다.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서 2002년 사이에만 잠시 계층변동비율이 늘었다가 그 뒤로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빈곤층에서 탈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중산층도 줄어드는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