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미래 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 화장실로 간다. 소변을 보자 화장실 거울에 당뇨 등 기본적인 건강상태가 그래프로 나타난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마치고 아파트 내 호출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대기한다. 집 안에 켜놓은 조명이나 가스불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보안 스위치 한 번이면 모든 조명이 꺼지고 자동으로 가스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에 들어선뒤 ‘차를 어디에 주차했었지?’ 하는 망설임도 잠시, 김씨의 차가 주차된 자리에서 조명이 깜빡이고 있다. 퇴근 1시간 전에는 아파트 시스템과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목욕물을 받아 놓고 로봇청소기는 청소를 마쳤다.

첨단 정보기술(IT) 발전과 함께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아파트가 실생활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에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스템을 적용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파트 입주민이 직접 집에 설치된 측정기기(체성분·혈압·혈당)를 이용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내놓은 ‘아이파크 앱’은 입주자가 접속하면 홈네트워크를 이용해 가스밸브와 조명, 난방 등을 외부에서 통제할 수 있다. 방문자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기능도 있어 어린 자녀나 노부모가 집에 혼자 있을 때 유용하다. 동부건설의 인천 ‘계양 센트레빌’은 단지에 방범 로봇인 센트리를 적용했다. 이 로봇은 3개의 카메라 렌즈가 부착돼 반경 50m를 360도로 회전하면서 감시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용인 동천동에 공급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공동 현관에는 단지주변의 의료와 금융시설 및 쇼핑센터와 음식점 등 편의시설 정보를 제공하는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입주자 확인 후에는 키오스크를 통해 개별 가구의 조명과 가스 제어가 가능하다. 각 가구에 택배도착 정보를 통보하는 한편 냉장 보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GS건설도 음식물 쓰레기를 밖으로 갖고 나가는 불편 없이 인식카드를 이용해 실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쓰레기 자동수거 시스템을 일부 단지에 도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