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올해 ‘올레 경영2기’ 출범과 함께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미래 잠재시장인 ‘가상재화(virtual goods)’ 유통을 통해 통신기업에서 탈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가상 상품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등 가상공간에서 시간적 제약 없이 유통되는 상품을 뜻한다. KT는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2015년까지 그룹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매출도 4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KT는 강력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가상재화 시장을 활성화시켜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엔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등을 골자로 한 동반성장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KT는 우수 콘텐츠의 세계 진출을 위해 보유 중인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이 ‘지니(Genie)’와 ‘유스트림(Ustream)’이다. 지니는 스마트폰 전용 음악 콘텐츠 앱이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해 5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니는 무제한 정액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디지털 음악시장에 ‘단품 다운로드’를 내세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원권자들의 권리를 보장해 질 높은 음악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음원권자들에게 기존 54%로 산정됐던 정산 비율을 글로벌 표준인 70%로 높였다. 전곡 3회 무료 듣기, 스폰서존을 통한 월 40곡 무료 다운로드 등을 통해 음악 콘텐츠 판매를 늘리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3월부터 서비스 중인 유스트림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다. 누구든지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자유롭게 방송하고, 자신의 방송에 대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파할 수 있다.

유스트림은 글로벌 서비스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시월드의 팽귄캠 생중계, 우주정거장을 생중계하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고화질(HD)TV, AP뉴스 라이브 채널 등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최근 생중계한 제주도 태풍 볼라벤 영상이 전 세계 실시간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KT는 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가상재화 유통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와 함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오아시스’를 내놓았고 영국 BT와 보다폰, 인도 바르티 등과도 가상재화 유통 방안을 협의 중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