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모두 하향 조정됐다. 유로 지역의 재정위기 장기화와 미국의 '재정절벽' 등 불확실 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1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전망치(3.0%)보다 0.6%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도 기존 3.8%에서 3.2%로 내렸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7%보다 0.4%포인트 낮은 2.3%로 전망된다.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7%로 상·하반기 모두 2%대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 물가상승률이 하향 조정된 것은 3분기 실적치가 원래 예상에 못 미쳤고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것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도 올해 3%내에서 내년에는 2% 안팎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에 발표했던 전망치와 비교하면 민간소비와 설비 및 건설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가계·기업의 심리 위축 때문에 하향 조정됐다. 상품수출은 세계교역 신장률 하락 등을 반영해 종전보다 예상치가 낮아졌다.

민간소비는 실질구매력이 증대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택시장 부진과 가계부채 등으로 회복 속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 부문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7%, 내년에는 3.0%로 각각 기존 예상보다 0.5%포인트씩 낮아졌다.

설비·건설 투자는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IT부문의 투자가 다시 시작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건설투자의 경우 비주거용 건물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5%, 내년 5.0%다. 기존 예상보다는 각각 4.3%포인트, 1.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수출 부문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내년부터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수입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교역 신장률도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수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4.4%보다 1.0%포인트 하향된 3.4%다. 내년도 전망치는 7.5%로 종전보다 1.5%포인트 하향됐다.

한은 측은 "분기 경제성장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 대비 1%를 밑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지출부문별로는 수출과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올해는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내년에는 수출 기여도가 내수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일부 경제전망 공표시점을 변경, 12월에 발표하던 것을 다음해 1월에 발표하기로 했다. 경제전망 공표는 기존 4월, 7월, 10월, 1월로 일부 조정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