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고덕·강일보금자리지구 개발계획 마련
작년 5월에 보금자리택지지구로 지정된 ‘고덕·강일보금자리지구’에 대한 개발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고덕동쪽 한강변에 12만㎡ 규모의 첨단업무단지가 조성되고,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는 최초로 전용면적 49㎡(21평형) 규모 소형 아파트가 대거 일반에 공급된다. 고덕동 일대 재건축아파트 주민들이 제기하는 ‘신규 아파트 공급과잉 문제’를 감안, 보금자리주택은 대부분 고덕동과 거리가 있는 외곽순환도로 너머 강일동에 배치한다.

강동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고덕·강일지구 지구계획안’에 대해 지난 2일부터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16일까지 진행하는 주민의견 청취는 사업시행자인 SH공사가 지구계획안을 수립해 국토해양부에 승인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다음달 중 지구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소형아파트 집중 공급…전체의 60%

지구계획안에 따르면 고덕·강일지구에는 아파트 1만566가구가 들어선다. 지구지정 당시에는 1만2300여가구로 계획됐지만 인근 지역 주민들의 공급과잉 우려를 고려, 물량을 소폭 줄였다. 대신 첨단 업무용지를 배치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주택의 경우 소형 아파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게 특징이다. 전용 60㎡ 이하 소형이 6445가구로,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60㎡ 초과~85㎡ 이하 평형이 2008가구(19%), 85㎡ 초과 평형이 2113가구(20%)다.

특히 전용면적 49㎡짜리(951가구) 소형 아파트를 일반분양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보금자리지구에서는 49㎡형 일반분양은 없었다. 모두 임대주택으로만 공급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민 주거안정이란 보금자리 취지에 맞는데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형 분양주택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13개 아파트 용지 가운데 2개 필지는 고덕동에, 11개 필지는 강일동에 배치했다. 고덕동 용지엔 전용면적이 85㎡를 초과 하는 중대형 분양아파트만 짓는다. 고덕동과 강일동 사이에는 외곽순환도로가 지나고 있어 생활권이 사실상 분리돼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재건축을 진행 중인 고덕동 일대 아파트 주민들의 ‘신규주택 공급과잉’ 지적을 많이 반영했다”며 “기존 재건축 단지와의 생활권 분리, 소형 중심의 공급 등으로 개발계획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강변에 첨단업무단지

고덕동엔 주로 첨단업무시설과 공공시설을 들인다. 첨단업무시설(자족기능용지)은 모두 8개 필지, 12만1337㎡다. 모두 한강과 가까운 쪽에 배치됐다. SH공사는 강동구와 협의체를 구성, 구체적인 유치업종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해 업무용지를 공급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한강변에 디자인이 우수한 업무시설이 들어서면서 아파트 위주의 한강변 풍경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린이야구장, 대규모 근린공원(14만7817㎡), 폐기물처리시설 등도 조성한다. 땅을 수용당하는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용지보상은 2014년부터 시작하며, 보상금액은 9568억원으로 잠정 책정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여부와 연장 노선은 이르면 내년 초 최종 확정한다. 서울연구원이 진행 중인 타당성 용역 조사결과가 일러야 그때 쯤 나올 예정이어서다. 서울~세종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지구 서쪽을 지하로 지날 수 있도록 반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