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19대 총선수사 마무리…115명 구속 18대보다 70% 급증
지난 4월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금품을 뿌리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불법선거로 재판에 넘겨진 현역 의원이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 2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 등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의원은 지금까지 4명이다. 당선자의 당선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사무장과 회계책임자,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도 13명이 기소돼 앞으로 재판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하는 의원이 상당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임정혁)는 지난 4·11 총선 선거사범 종합수사 결과 공소시효 만료일인 11일 현재 총 2544명을 입건하고 이 중 115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4년 전 18대 총선과 비교하면 입건인원은 27.8% 늘었고, 구속 인원은 69.1%나 증가했다. 대검 관계자는 “17대 대선 직후 비교적 차분히 치러진 18대 총선과 달리 여야 모두 치열한 공천경쟁과 근소한 지지율 격차 등으로 선거가 과열됐다”며 “이로 인해 고소ㆍ고발이 18대(951명)에 비해 50.2%(1428명) 증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범죄유형별 입건자 수는 금품선거사범이 18대 575명에서 19대 828명으로, 흑색선전사범이 18대 400명에서 19대 655명으로 각각 크게 증가했다. 특히 기소된 30명의 현역 의원의 경우 주된 범죄가 금품선거 18명, 흑색선전 4명, 사조직 설립·운영이 5명 등이다. 17대 총선에서는 당선자 46명이 기소돼 총 11명의 당선이 무효가 됐으며, 18대 총선에서는 34명이 기소돼 15명의 배지가 떨어졌다.

검찰이 소개한 구체적 적발사례는 우리 선거가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A후보자(구속)의 경우 지역 유흥업소와 주점, 음식점 등에 인맥이 넓은 조직폭력배(구속)로 하여금 각 업소에서 술을 사주며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 후보자는 또 미국 국적의 교포(기소중지)를 선거캠프에 영입, 가명으로 신원을 숨긴 채 불법자금을 관리하도록 하고 선거 직후 미국으로 출국토록 해 범행 은폐를 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선거범죄도 속출했다. B후보자 지지자인 C씨(구속)는 관할 구청장 명의를 도용해 구청장이 ‘같은당 소속 후보 △△를 돕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관권선거를 한 것처럼 조작했다. 이어 그 가짜메시지 사진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측에 제보해 언론에 관권선거 의혹이 보도되도록 한 사실이 밝혀졌다.

D예비후보자는 스마트폰 동영상을 활용하는 수법을 썼다. 먼저 홍보단원들로 하여금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권자들에게 D씨를 홍보하는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호감도를 파악하고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뒤 호감을 보이는 유권자들에게 전화로 선거운동한 혐의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