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다고 들어서 내심 불안했는데 당분간은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네요.”

11일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창구에서 만난 60대 자산가 A씨는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A씨는 지난 8월 처음으로 10년 만기 국고채와 물가연동국채 5억원어치를 샀다.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를 팔고 받은 15억원 가운데 일부였다. 지난달에는 30년 만기 국고채도 매입했다. “부동산이나 주식에 새로 투자하긴 꺼려지고, 정기예금 금리는 너무 낮아 결국 채권밖에 답이 없더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씨는 “지난달에도 기준금리가 인하될 줄 알았는데 동결되는 바람에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며 “뉴스를 보니 벌써부터 추가 금리 인하 이야기가 나오던데, 채권에 투자하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내린 이날 채권에 상당 금액을 투자한 자산가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쏠려 있었다. 유직열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지점장은 “연내 금리 인하는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고객들과 내년 금리 전망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지점장은 “자산가들이 관심을 기울인 것은 향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한은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라며 “경제가 점점 안 좋아지는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0.25~0.50%포인트 더 내릴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재홍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 차장은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묻는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며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물가상승률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