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재외국민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이번 선거가 1~2%포인트의 박빙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투표에 참여하는 재외국민이 대선 전체 투표자 수(17대 대선 기준)의 0.7%에 해당하는 16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외국민 중 이번 대선에 참여하겠다고 등록한 사람은 10일 현재 13만2100명이다.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223만3193명)의 5.9%다. 이는 지난 4월11일 총선 당시의 같은 기간(81일차) 등록률보다 1.7배 높아진 것이다. 재외국민은 공관을 방문하거나 이메일 등을 통해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할 수 있다.

재외국민 선거 등록은 7월22일 시작해 오는 20일까지 이뤄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총 20만명 정도가 선거 등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이 투표 등록을 한다고 해서 모두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투표기간(12월5~10일)에 다시 공관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개인사정 등으로 불참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재외국민 투표가 처음 실시된 4·11 총선에서 투표를 하겠다고 등록한 재외국민은 12만3571명이었지만 실제 투표를 한 사람은 5만6456명이었다. 등록 인원의 45.7%만이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하지만 대선은 총선보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실제 투표율이 70~80%까지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3.8%가 ‘투표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50.0%, ‘웬만하면 투표하겠다’는 답이 33.8%였다.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답과 ‘전혀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답은 각각 7.8%와 6.0%에 불과했다. 재외국민 20만명이 투표 등록을 한다면 실제 투표하는 사람은 14만~16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7대 대선 전체 투표자(2373만2854명)의 0.6~0.7%에 해당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실시했다.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대륙별 재외국민 유권자 수를 비례로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을 통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유효 표본 수는 8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46%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