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에게서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69)이 1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돈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홍 전 의원은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이날 홍 전 의원을 상대로 경남지역 중소기업 H공업 진모 회장(57)에게서 올해 3월 중국산 담배상자에 든 5000만원을 건네받았는지 추궁했다. 또 홍 전 의원이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쇠고기 선물세트와 함께 각각 5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도 캐물었다. 홍 전 의원은 앞서 지난 3월 진 회장에게서 수천만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고발됐다. 홍 전 의원은 선관위 고발 직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며 명절 떡값에 대해서도 “으레 그러듯이 합천 소고기를 택배로 보내온 것뿐”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을 선관위에 처음 고발한 진 회장의 운전기사인 고모씨(52)를 지난달 24일 불러 돈을 전달한 과정 등에 대한 진술을 받았으며, 최근 진 회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홍 전 의원에게 현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고씨의 주장과 금액의 차이는 있으나 검찰은 실제 담배상자에 2000만원이 들어가는지 등을 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홍 전 의원에게 금품수수 여부와 액수, 대가성 등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 전 의원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주 재소환할 지 여부를 결정한 뒤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