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미드필더 주전경쟁…"이란전 승리가 가장 중요"

2012 런던올림픽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이 보류된 축구대표 박종우(23·부산)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 결정 연기를 내심 반기며 이란전 승리에 집중했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1시30분 이란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을 앞둔 박종우는 14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의 페이칸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FIFA의 징계가 미뤄진 게 다행인 것 같다"며 "당장 이기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막을 내린 2012 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 승리 후 '독도는 우리 땅'이 적힌 종이를 들고 뛰는 바람에 동메달을 아직 받지 못한 박종우는 애초 이번 원정길에 오르기 전 FIFA로부터 징계 결정을 받을 예정이었다.

FIFA가 이달 초 상벌위원회에서 박종우 건의 심의를 미루면서 마음고생이 길어지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A매치 출전 정지 같은 징계가 내려지지 않아 이란전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중원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김정우(전북)와 함께 박종우를 시험중인 최강희 감독도 "FIFA 결정에 따라 선수가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연기돼서 오히려 잘 됐다"며 반겼다.

박종우의 터프한 플레이를 높이 사며 '독립투사'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한 최 감독은 "박종우가 그런 (징계 관련) 부분에서 쫓기지 않고 훈련과 생활을 잘 해나가고 있다"고 만족해하며 활용할 뜻을 비쳤다.

박종우 역시 "징계가 미뤄져 다행이다"라며 "그동안 준비한 게 있는데 (징계 결정으로) 그걸 보여주지 못하게 됐다면 아쉬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해프닝이 많지만 그런 것들은 다 둘째고 경기가 첫번째"라며 "팀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전에 출전하면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되는 박종우는 악명높은 이란 원정에 대해서도 "텃세는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대범함을 보였다.

이어 "A매치는 아직 뛰어보지 않았지만 올림픽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이란 원정이 어렵다고 해도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본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훈련에서 주전조와 비주전조를 오간 박종우는 선발 가능성을 묻자 "아직 잘 모르지만 60~70% 정도 된다고 보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성용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런던올림픽에서 같이 많이 뛰어서 장단점을 잘 안다"며 "내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자신감이 생기는데 나도 (동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테헤란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