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여는 실버…쓸 돈 없는 청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창간 48주년 특별기획 한경·신한카드 소비트렌드 분석
카드 사용액 60세이상 143% ↑…30세미만 22% ↓
카드 사용액 60세이상 143% ↑…30세미만 22% ↓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30여년간 근무하다 4년 전 명예퇴직한 황모씨(62·여)는 요즘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자녀 결혼비용을 대느라 퇴직금중 수천만원을 일시금으로 받고도 매달 받는 연금액이 250만원 정도다. 세 명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켜 목돈 들어갈 일도 없다. 게다가 연하인 남편은 아직 교편을 잡고 있다.
황씨는 “여유자금을 저축하기보다는 즐거운 삶을 찾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60세 이상을 뜻하는 이른바 ‘실버 세대’가 소비 주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창간 48주년을 맞아 신한카드와 공동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을 통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신한카드 회원의 카드 사용액은 4년 전보다 143% 증가했다. 올 1~8월 중 60세 이상의 카드 사용액은 4조1553억원으로, 2008년 1~8월(1조7164억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른 60세 이상 인구 증가율 16%(707만명→824만명)를 감안해도 고령층의 소비 성향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기간 신한카드 전체 사용금액은 44%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카드 사용은 대형마트, 홈쇼핑, 여행업종 등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가 포진한 50~59세의 소비도 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의 ‘소비 파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반면 30세 미만은 유일하게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조차 줄여야 하는 청년들의 어려운 삶을 보여줬다. 2008년 1~8월 5조1178억원을 쓴 30세 미만 카드 회원은 올 같은 기간 사용액이 4조143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소비 여력이 떨어진 탓이다.
30세 미만 카드 회원은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업종에서 사용액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물가가 계속 오르고 카드 사용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는 것은 소비 위축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황씨는 “여유자금을 저축하기보다는 즐거운 삶을 찾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60세 이상을 뜻하는 이른바 ‘실버 세대’가 소비 주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창간 48주년을 맞아 신한카드와 공동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을 통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신한카드 회원의 카드 사용액은 4년 전보다 143% 증가했다. 올 1~8월 중 60세 이상의 카드 사용액은 4조1553억원으로, 2008년 1~8월(1조7164억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른 60세 이상 인구 증가율 16%(707만명→824만명)를 감안해도 고령층의 소비 성향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기간 신한카드 전체 사용금액은 44%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카드 사용은 대형마트, 홈쇼핑, 여행업종 등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가 포진한 50~59세의 소비도 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의 ‘소비 파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반면 30세 미만은 유일하게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조차 줄여야 하는 청년들의 어려운 삶을 보여줬다. 2008년 1~8월 5조1178억원을 쓴 30세 미만 카드 회원은 올 같은 기간 사용액이 4조143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소비 여력이 떨어진 탓이다.
30세 미만 카드 회원은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업종에서 사용액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물가가 계속 오르고 카드 사용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는 것은 소비 위축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