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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알츠하이머병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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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병 중에는 이미 인류에 의해 어느 정도 정복된 것들이 꽤 있다. 사형선고처럼 인식되던 암이 그렇고 천형으로 불리던 에이즈 역시 완치가 머지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완치는커녕 아직 치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병이 있다. 바로 알츠하이머병으로 불리는 노인성 치매다. 치매는 크게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 기타 치매로 나뉜다. 이 중 원인 규명이 안돼 있고 치료도 가장 어려운 게 바로 알츠하이머 치매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진다. 이 물질이 뇌에 침착되면서 기억 감정 등을 담당하는 뇌 세포를 파괴해 치매를 일으킨다. 치매 치료의 핵심은 그래서 베타 아밀로이드의 생성 원인을 찾는 데 달려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왜, 어떤 과정을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가 과도하게 생기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치매 치료제 역시 현 단계에서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도네페질(Donepezil)이 가장 널리 쓰이지만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뿐, 이미 진행된 치매를 되돌리는 치료 효과는 거의 없다.

    조기 진단이 치매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다. 초기에 투약을 시작하면 진행 속도를 상당기간 늦출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지식이 없는 주변 사람들이 환자를 초기에 발견해 병원에 데리고 간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저 나이들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심각한 기억장애를 보이거나 이상 행동을 할 때쯤이면 이미 늦어버린 경우가 태반이다.

    고영호 국립보건연구원 박사팀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냈다는 소식이다. 수모1(SUMO1) 이라는 단백질이 베타 아밀로이드 생성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신약을 개발하면 치매를 치료하거나 발생 자체를 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 세계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치매약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만도 벌써 20개나 발견됐고 미국 영국 등지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차단하는 항체를 개발해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외신에서는 이틀이 멀다하고 치매약 연구·개발 관련 소식이 들려온다. 국내 환자만 50만명, 전 세계적으로 1200만명에 육박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정복의 날도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큰 진전을 이룬 만큼 이왕이면 세계 최초의 치료약도 한국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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