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에 비축량까지 부족

쌀 가격이 2년간 30% 넘게 올랐다.

올해는 태풍의 영향으로 더 상승할 전망이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거래된 쌀 20㎏의 도매가는 4만2천250원으로 최저 수확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4만500원보다 4.3% 가량 상승했다.

같은 양의 쌀 도매가가 3만2천150원이던 2010년과 비교하면 2년새 가격 상승률이 31.2%에 달한다.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론 경기미 20㎏ 상품의 지난달 평균 판매가격이 5만2천원으로 지난해보다 8.3% 올랐다.

유통업계 안팎에선 지난 8월말과 9월초에 잇따른 태풍의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쌀이 출하되는 이달말께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총 수확량이 422만t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비축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햅쌀 수요는 늘었는데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경우 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관계자는 "쌀의 생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일조량"이라며 "태풍과 함께 불어닥친 센 바람의 영향으로 벼 이삭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잎이 하얗게 말라죽는 백수현상까지 발생해 수확량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저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태풍 피해 지역도 햅쌀이 먼저 출하되는 호남과 충청권에 집중된데다, 일부 지역은 40%까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평년 기준 논 한 마지기에서 일반적으로 40㎏기준 45가마가 출하되는데 전남 해남은 농사를 잘 지은 농가가 37가마 수준이라는 것.
대형마트측은 이달말이 돼야 본격적으로 출하가 늘지만 추석을 앞두고 철원이나 여주의 쌀 가격이 이미 3~4% 오른 수준에서 거래된 만큼 전체 쌀 가격도 오름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전라도 지역의 혼합품종 40㎏ 조곡(도정하기 전 벼)이 지난해 5만4천원에서 현재는 6% 넘게 오른 5만7천~5만9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마트 양곡담당 이현진 팀장은 "지난해 역대 최저 수확량을 보였던 쌀이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올해는 작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