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원·달러 환율이 한국전력 주가에 날개를 달아줄까.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저점을 새로 쓰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화 강세가 수입산 발전연료 가격 하락 효과를 유발, 유틸리티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전력의 경우 연료가 하락에 따른 미수금 감소와 함께 외화부채가 경감되는 효과가 기대돼 단기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오후 1시5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0.14%) 떨어진 1105.70원에 거래되고 있다. 5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장중 한때 1103.3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주의 연료비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장기수입계약이 체결된 석탄을 제외한 LNG 등 주요 원료를 수입할 때 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정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한국전력은 1900억원의 연료비가 감소하게 되고,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200억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연료비 중 О� 20조원 가량이 환율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원화 강세와 함께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한국전력은 25조원 가량의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연말 환율이 낮아지면 지난해 말 대비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전기요금 인상과 최근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에 힘입어 한국전력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LNG 도매 가격은 7월부터 약세를 나타내 3분기 평균 LNG 단가는 직전 분기 대비 약 8% 하락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신규 원전 두기가 가동됐고 기온도 점차 하락해 9월 평균 전력공급예비율은 27%까지 상승했다"며 "상반기까지는 지역난방공사 등 민간발전회사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신규 원전 가동에 따른 발전 믹스 개선과 전력 수급 완화 및 연료비 단가 하락으로 하반기에는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3조6787억원,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1조4397억원을 거둬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에 추가적인 전기료 인상 계획을 고려하면 내년 실적은 현재 예상 수준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한국전력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각각 13조4745억원, 1조4255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유틸리티주를 비롯한 내수주의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시행 이후 달러화 약세와 함께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과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 등 내수주의 상승 압력이 커지는 특성이 나타났다"며 "원화 강세가 외화부채를 보유한 한국전력과 음식료주 등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현재 한국전력 주가는 전날보다 600원(2.15%) 상승한 2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달 28일 기록한 52주 신고가 수준을 재차 회복한 것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