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테마주'로 연일 급등하던 디아이가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17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디아이는 전 거래일보다 14.80% 하락한 9천500원에 거래됐다.

증권가에서는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싸이의 이름값에만 의존해 상승했던 디아이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복귀한 7월15일 당시 485억원 수준인 디아이의 시가총액은 3개월 만인 10월15일 4천79억원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이후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7일 오전 현재 디아이의 시총은 2천959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기업실적에 의해 주가가 오른 것이 아니었던 만큼 앞으로도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싸이 열풍'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무려 3천500억원 가량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이에 인터넷 증권 게시판 등에서는 당황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kino****'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싸이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이지 디아이랑 아무 상관이 없는걸 왜 이제야 느껴지는지…"라며 "금융감독원에서 투자위험 경고를 두 번이나 했는데 그때라도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학생 대출을 받아 주당 1만3천100원에 700주를 샀다"며 막막해하기도 했다.

일부는 매물을 내놓아도 어차피 아무도 사려 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도주문을 취소하라고 권했고, 외국인 순매수를 근거로 주가 재상승 가능성을 설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별다른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디아이의 급등락에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매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디아이의 매매 동향을 보면 `검은머리 외국인'의 작전 여부를 의심할 여지가 있다.

한국거래소의 투자자별 거래실적 자료에 따르면 디아이의 거래량은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억회 돌파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한 9월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9월 1∼15일 외국인은 디아이 주식을 63억4천만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디아이 주식은 2천465원에서 2천180원으로 11.6% 하락했다.

디아이 주가가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직전이다.

외국인은 디아이 주가가 급등한 9월 16∼30일에 무려 70억9천만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차익을 챙겼다.

개인은 같은 기간 43억3천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물량을 확보한 작전세력들이 싸이의 디아이 이적설 등을 퍼뜨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법으로 차익을 챙기고 빠져나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외국인의 10월 디아이 주식 순매수 금액은 16일까지 8천300여만원에 그쳤고, 그나마 이중 5천700여만원은 16일 하루 동안 하한가에 놀란 개인들이 쏟아낸 물량을 쓸어담은 금액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디아이의 경우 갈 데까지 다 가버린 상황"이라면서 "이미 하락세가 시작돼 시장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디아이의 시세조종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