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카드+ 외환 카드부문, 단숨에 업계 5위권
“IT 부문 통합해 시너지 창출”

하나금융지주가 내년까지 자회사인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분사한 뒤 하나SK카드와의 합병을 추진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하기 전 카드사업을 먼저 합쳐 시너지를 최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정보기술(IT) 시스템 개선도 내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17일 “하나금융 지주가 외환은행에서 카드사업을 분사시킨 뒤 이를(외환카드) 전업계 카드사인 하나SK카드와 내년까지 합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지난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부문과 하나SK카드를 합칠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합병 시점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하나금융 측은 그동안 외환은행 노조를 의식해 최대한 ‘합병 후 통합(PMI)’ 전략을 드러내지 않았었지만 인수 후 6개월이 지난 만큼 충분히 시간을 줬다고 보고 정면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SK카드는 2009년 말 하나금융 51%,SK텔레콤 49% 지분으로 합작해 출범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회원 수는 752만명으로 시장점유율은 5.3%다. 그동안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모바일 카드를 주력으로 경쟁을 벌였으나 가맹점 부족 등으로 기존 카드사들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하나SK카드의 가맹점은 45만곳 수준으로 경쟁 카드사의 25% 정도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은 하나SK카드가 외환카드와 합칠 경우 ‘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외환카드의 시장점유율(6월 말 2.8%)만 단순히 합쳐도 8.1%로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선다. KB국민ㆍ현대ㆍ삼성 등 카드사가 각각 점유율 12% 안팎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모바일 카드 시장 확대와 가맹점 수 확충(22만개) 등을 감안하면 합병 2~3년 내 이들 카드사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두 카드사 각각의 점유율을 낮지만 합친다면 광고비 등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시너지 효과까지 고려하면 점유율 12~13%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합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카드의 분사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카드 시장 과열을 의식해 이미 카드 분사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분사 승인을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에 대해 “새로 카드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카드사(하나SK카드)에 (외환카드를) 합치는 것이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며 분사에 긍정적이다.

하나금융은 또 외환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IT 통합’ 문제도 계획대로 추진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당초 인수 합의서에도 ‘카드와 IT 부문은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측은 “IT를 완전히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두 은행이 각각 따로 쓰고 있는 IT 시스템에서 장점만 도출해 각 은행 IT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