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가전·자동차산업 유망
'숨어있는 보고' 말라위, 우라늄·루비 등 자원 풍부
“아프리카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투자를 늘리고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해 주길 바란다.”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아프리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이집트 세네갈 말라위의 수석대표들은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의 잠재성에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좌담회에서다. 이들은 아프리카 경제 개발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역 통합을 이끌기 위한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꼽았고, 이 부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과의 경제협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은.
▷와엘 나스르 이집트 외교부 부차관보=식민통치를 겪은 대륙으로서 당장 필요한 것은 제조업 부문 투자를 받는 것뿐 아니라 성장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이다.
▷가브리엘 알렉산드레 사르 세네갈 양자관계 차관보=정부와 민간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5개의 경제 커뮤니티가 있고 이들의 통합을 위한 항공, 철도 건설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아투펠레 물루지 말라위 경제계획개발부 장관=아프리카는 지금 결정적인 순간에 놓여 있다. 보통 연 6~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경제성장 전략을 구상하나.
▷나스르 부차관보=이집트 역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내전과 국가 간 전쟁을 포함한 많은 전쟁을 겪었다. 하지만 이집트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자원이 있어 유리하다. 아프리카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 간 통합이 중요하다. 각국의 장점이 결합된다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로 철도 등 아프리카 전역을 연결하는 수송 수단이 갖춰져야 한다.
▷사르 차관보=아프리카가 통합된다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또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단일 작물에 기반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를 다각화, 산업화해 경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기도 하다.
▷물루지 장관=지역통합이 경제성장의 핵심이라는 데 동의한다. 말라위는 인구 1500만명인 작은 나라지만 전쟁이 없었고 민주화를 이뤘다. 2009년부터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성장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교통 광업 농업 관광 등 다섯 가지 분야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투자 기업 위한 인센티브가 있나.
▷나스르 부차관보=투자 초기 10년간 세금을 면제해 주고 산업용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전기 천연가스 등을 국내기업보다 낮은 값으로 공급하고 있다.
▷사르 차관보=대통령투자자문위원회 포럼을 통해 대통령이 투자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또 토지·노동·세제 개혁 등을 통해 해외투자자 보호 제도를 갖춰가고 있다. 이중과세를 방지하기 위한 세제 단순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물루지 장관=정부 차원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창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원스톱 숍’ 제도를 만들었고 외화송금 제한을 없애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현지 이미지는.
▷나스르 부차관보=지난 10년간 이집트에서 TV 자동차 등 한국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어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다. 평판도 좋은 편이다.
▷사르 차관보=현재 세네갈에는 삼성 동원 GS엔지니어링 한전 등 1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산 가전 휴대폰 자동차 등이 인기가 많고 삼성은 수도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물루지 장관=나도 삼성의 팬이다. 삼성 갤럭시 탭 등을 쓰고 있다. 말라위는 30년 전 공항과 공항도로를 한국 기업이 건설했을 정도로 한국과 오랜 협력의 역사가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보건과 농업 분야의 발전을 위한 지원과 교육을 해 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의 기업가, 투자자라면 본국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겠나.
▷나스르 부차관보=이집트는 인구 5000만 시장으로 가전 소비가 많다. 컴퓨터 TV 등 가전제품과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겠다.
▷사르 차관보=세네갈 성장전략의 축은 농업이다. 식용·연료용 너트류가 가장 대표적인 작물인데 세계은행 미주개발은행(IDB) 등의 많은 파트너가 농업에 투자하고 있다.
▷물루지 장관=지금이 아프리카에 투자할 때다. 아프리카의 성장잠재력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수익률은 엄청날 것이다. 말라위는 우라늄 등 광물과 루비를 비롯한 보석류에 강점이 있고 커피 역시 세계 최고로 꼽힌다.
차병석/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