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반한 정통 이탈리아 피자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 초입. 유명 패션브랜드인 ‘꼼데 가르송’ 매장이 자리잡고 있어 일명 ‘꼼데길’로 불리는 이곳에 유독 방문객이 몰리는 레스토랑이 있다. 이름은 ‘피제리아 디 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부자피자’로 불리는 곳이다. 이달 초 개점한 2호점이다. 한남동에 사는 대기업 회장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개점한 이후 딱히 마케팅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맛과 분위기로 승부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정작 홍보를 해준 것은 손님들이었어요. 매장에 왔다 간 후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섭게 퍼져나간 거죠. 그중에는 유명 기업인이나 연예인도 있었고요.” 부자피자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트라이비 매장의 성공 배경을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매일 아침 공수해오는 신선한 식재료와 방문 후기의 힘'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부자피자는 지난해 11월 20대 후반~30대 중반의 청년 5명이 만든 레스토랑이다. 매장의 컨셉트는 ‘진짜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 같은 피자와 매장’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피자를 만들며 조리법을 배운 이일주 총괄셰프(28)가 주방을 맡았다.

지금은 주말 저녁시간에는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는 인기 레스토랑이지만 처음 1호점을 개점했을 때만 해도 평범한 동네 레스토랑이었다. 입지도 유동인구가 많은 이태원 부근에서 10여분을 걸어야 보이는 리움미술관 인근의 골목 자리다. 트라이비 푸드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아니었지만 4개 골목이 만나는 ‘교차점’이라는 점을 주목했다”며 “본래 슈퍼마켓이었던 이 자리를 얻기 위해 2년 반 동안 주인을 설득하며 기다렸다”고 말했다.

결국 손에 넣은 1호점 자리에 창업자들은 이탈리아 피자집의 분위기를 재현한 30석짜리 피자매장을 만들었다. 피자와 파스타, 리조또 등 이탈리아 요리들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아니라, 23가지 이탈리안 피자만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진짜 이탈리아 피자집’이었다. 가격대는 7800~2만4000원.

부자피자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트위트’ 한마디였다. 지난 1월 부자피자 1호점을 다녀온 박 회장이 “장작 화덕에 굽는 피자인데 맛있네요”라며 트위터에 소개한 것. ‘회장님이 다녀간 레스토랑’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손님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트라이비 푸드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 말고도 다녀간 ‘회장님’들이 많다”며 “수행원 없이 사모님과 단 둘이 방문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부자피자는 최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 3호점을 냈다. 홀서빙 직원과 조리사를 포함해 6명에 불과했던 근무인원도 1년 사이에 35명으로 늘어났다. 3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트라이비 푸드는 앞으로 피자 레스토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외식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