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환율 연중 최저치..과연 지지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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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김주형 > 환율이 결정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최근 모습은 펀더멘탈 변수보다 유동성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효과의 대표적인 것은 주요 선진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여러 가지 양적완화 조치들이다. 유럽중앙은행도 연준도 주요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달러의 공급이 많아졌다. 그런 것이 수급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사실상 그동안 시장에서 가지고 있었던 위험자산을 기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쪽의 투자심리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조치들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섞이면서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으로 시장의 유동성 흐름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미국의 달러보다 다른 이머징 마켓의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원화뿐만 아니라 아시아통화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환율에 대한 기준은 두 가지 정도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특정 투자기관의 주관이 반영된 전망치보다는 중립적으로 우리나라 환율을 제시하고 있는 국제기구에서 추정하고 있는 환율이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BIS에서 제시하고 있는 실질 실효환율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2005년 대비 아직 20% 정도는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다. 이런 것이 실제 거래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용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 한국의 원화는 펀더멘탈 대비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심어주고 있다.
이외에 우리나라 원화에 대한 밸류에이션 지표가 있다. 이 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펀더멘탈 리스크로 보자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상당히 완화됐다. 이 정도 수준에서 우리나라의 환율을 1000원대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2년 이상 지속적으로 펀더멘탈 대비 원화가 100원 이상 저평가된 상태라고 본다.
대내외 교역에서 일정 국가가 대규모 흑자를 내는, 즉 적자를 내지 않고 균형을 맞추는 수준을 일반적으로 보면 된다. 경상수지가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 또는 한 나라의 기초적인 체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잠재 GDP 성장률도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 아니면 빅맥지수처럼 양국 간 물가지수도 잣대가 될 수 있다.
최근 경상수지를 보면 우리는 여전히 흑자국이다. 예전보다는 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가 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쪽에 유리한 환율 환경이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원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균형환율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절상되는, 원달러환율이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잠재 GDP 성장률 측면에서 보더라도 예전에는 4%를 보다가 지금은 3.5% 정도로 낮아졌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 그런 체력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원화 강세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빅맥지수로 보더라도 20% 정도 싸게 형성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원화가 강세로 가는 장기적인 방향에 대해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보면 지금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적정 환율은 1030~1080원 정도다. 1000원 수준이 장기적인 방향이고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1030~1080원 정도가 우리나라의 균형 환율 수준이다.
해외 채권 투자자는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채권에 대한 수익보다 외환보유고를 다변화시키는 각국 중앙은행의 수요다. 이런 수요들은 이미 동남아시아, 카자흐스탄, 스위스, 노르웨이 국부펀드들의 자금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수요가 충족되고 있다. 이런 수요는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또 하나의 투자그룹은 자산운용사다. 이런 기관들은 말 그대로 상당히 자본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기관이기 때문에 채권과 환율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우리나라의 채권금리는 동일한 신용등급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기준금리의 하락속도가 상당히 완만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차익 기대는 낮다. 이보다 우리나라 원화의 강세나 강세가 되는 속도에 상당히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두 가지 정도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일단 우리나라 정부의 재정적자 비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체 부채, 총부채 비율로 보더라도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고 앞으로 경기가 상당히 안 좋은 기간이 지속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충분히 부채에 대한 위험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환율이나 국채에 대한 상환능력, 건전성에 대해서는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에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수출산업, 자동차와 전자업종, IT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 자동차나 전자업체들이 연초 내세웠던 올해 환율 목표치를 보면 대략 1100~1130원 정도로 봤다. 지금 수준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력 있게 왔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해당 기업들의 주가를 보거나 시장을 보면 환율의 움직임보다 주가는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동안 어느 정도 예측했던 범위 내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예상 외로 1100원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거나 추가적인 절상이 되면 이들 기업의 주가나 기업의 이익에 피해가 될 수 있다. 대략 우리 시장이 갖는 것은 1100~1130원 정도가 국내 업체들이 감내할 수 있거나 예측하고 있는 범위다.
최근 환율의 추이와 관련해 통화 정책적으로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분기, 3분기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의 금통위에서는 주로 가계부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되었는데 3분기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는 환율의 흐름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이를 환율에 대한 통화정책적인 대응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경기가 상당 기간 좋아지더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은 나오기 어렵다. 계속 변동성이 낮은 상태에서 환율이 하락하는 추세라면 한국은행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미국의 아이비들이 전망하고 있는 QE4의 규모는 2014년까지 우리 돈으로 2500조 이상으로 보고 있다. 상당히 많은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펀더멘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량한 우리나라의 경우 달러가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많다. 기조적인 환율의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연말까지의 흐름이나 속도를 보면 1080원 내외 수준까지 계속 환율이 하락할 것이다.
최근 나타나는 외국인의 매수 둔화나 순매도는 환율의 영향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경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대를 놓고 어느 구간에서 순매수를 하고 순매도를 했는지 나눠서 보면 1100원에서 1300원 사이가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던 구간이다. 그 아래나 위가 되면 사실상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번의 1100원이 하나의 분기점처럼 여겨졌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더 추가해서 볼 변수가 있다.
국내증시 자체의 밸류에이션이 그것이다. PER, 주가수익비율로 대체해서 보면 주가수익비율과 환율을 같이 놓고 봐야 정확한 매도 시점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주가수익비율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매수한 구간은 8~10배다. 10배가 넘어가면 가격이 비싸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8배 아래가 된다는 것은 워낙 글로벌 금융시장이나 국내증시에 대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싸지만 못 사는 구간이다. 지금 이 가격은 800 중반 정도 된다. 15% 정도 경험적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들어올 여지가 있다.
이를 종합해 본다면 환율이 추가적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익 실현을 내세우기에는 국내증시가 갖는 밸류에이션 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 우위 기조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추가적인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있다. 그것은 외국인 타자자들이 현재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추가적인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환율이 상승 전환한다는 방향성의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매수 우위 관점에서 대응할 것이다.
업종별 명암을 살펴보면 이론적으로 뚜렷하다. 수출 관련 업종, 대표적으로 자동차와 IT는 원화가 추가적으로 강세가 됐을 때 충분히 부담될 수 있는 업종이다. 반대로 수혜가 되는 것은 내수업종, 항공, 여행, 음식료 업종이다. 여기서 중요한 키는 환율이 어떠한 방향성을 띠는가 보다 속도의 문제다. 예를 들어 환율이 추가적으로 절상이 되든 절하가 되든 그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수혜 업종과 피해업종의 구분 없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굳이 수혜업종과 피해업종 전반적으로 국내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보는 관점은 방향성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나누기보다 환율의 진행방향 속도에 따라 주식의 비중을 늘릴 것이냐, 줄일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
일반인의 직관과는 다르게 원화가 강세되면 대체로 주식지표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수출 위주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 다만 원화 강세가 진행되는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소비가 얼마나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말하자면 상당히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원화가 강세되는 것만으로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느냐, 과거처럼 지수가 올라갈 수 있겠느냐에 대해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또 우리나라의 성장 정책이 상당히 전환되고 있는 분기점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3, 4년 동안은 우리나라의 내수경제와 서비스업의 펀더멘탈을 개선시키는 정책이 많이 제시될 것으로 생각한다. 내수기업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겠다.
아울러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채권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는 것이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체적인 금융시장의 환경은 많이 나아졌다. 성장에 대한 기대는 미국 중심으로 올라가고 있고 유로존은 여러 대책들이 마련되면서 리스크 수위는 위기 직전 수준에 다다랐다. 따라서 전체적인 국내증시 전망은 점진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현재 시점이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단기간에 1100원 이하로 급격하게 절상되는 부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환율 변수에는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3분기는 실적 호전주, 3분기에 이익 모멘텀을 얻을 수 있는 업종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 3분기의 실적 호전을 대표적으로 꼽는다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종이다. 또 금융 관련해서는 증권업종이 유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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