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병 동부건설 부회장은 최근 인천 귤현동 ‘계양센트레빌’ 아파트를 찾아 주변 청소를 하고 예비계약자들과 상담했다. 대표이사가 직접 분양 현장에서 수요자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내년에 입주하는 이 아파트 2·3단지 710가구의 경우 대형 평형 20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대책에 맞춰 판촉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판촉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연말까지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낼 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우선 가격 할인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곳이 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2월 분양한 서울 영등포 아트자이의 분양가를 10% 할인하면서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발코니 무상확장,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도 제공키로 했다. 지난 8일 공사 현장에 홍보관을 새롭게 개장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분양한 서울 왕십리 텐즈힐에 대해서도 가격 할인을 하기로 했다.

모델하우스로 예비 계약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한 달 동안 주말에 인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찾는 이들에게 추첨을 통해 10만원 또는 5만원권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계약자에게 임차인을 대신 구해주고 있다. 녹번센트레빌,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등에서 집을 전세임대하려는 계약자들에게 임차인을 찾아서 소개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보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고 대형 건설사 마케팅 담당자들은 입을 모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이 확정된 이후 특별히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가재울뉴타운과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각각 80가구와 51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팔렸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고 입지여건이 좋은 이들 단지 외에는 문의만 좀 늘었을 뿐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양도세 감면 혜택을 골자로 하는 조세특례 제한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말까지 9억원 이하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면 향후 5년 동안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조성근/이현일/정소람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