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입문 과정은 크게 △순경 공채 △고시 특채 △경찰대 졸업 △간부후보 등 네 갈래로 나뉜다. 순경 공채는 공개경쟁채용시험을 통해 경찰에 입문한 그룹이다. 10만 경찰 중 가장 큰 비중(33.48%)을 차지하는 순경은 대부분 계급·연령 정년 때문에 총경까지 못 간 채 퇴직한다.

간부후보는 1945년 발족한 경찰관교습소를 전신으로 하는 경찰교육원에 1947년 설치한 간부후보 과정을 마친 이들이다. 매년 60여명이 배출되는데, 졸업과 동시에 경위로 임관한다. 지난 4월 졸업생들은 60기다. 1990년대까지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 간부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경찰 수뇌부를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경찰대 출신이 약진하면서 추월당했다.

1980년 문을 연 경찰대는 이듬해 입학한 1기생들이 1985년 졸업한 이래 매년 120명의 간부를 길러내는 4년제 국립 특수대학이다. 간부후보처럼 졸업과 동시에 간부급인 경위로 임관한다. 대학 때부터 함께 생활해 졸업생 간 결속력이 강하다.

고시특채는 행정·외무 고등고시, 사법시험 출신을 특별채용한 경우를 말한다. 경찰 입문과 동시에 경정으로 임명돼 조직의 두뇌 역할을 해 왔다. 최근에는 간부후보, 경찰대 출신들이 경찰이 된 뒤 승진을 염두에 두고 각종 고시에 합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외에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3년 이상 근무·연구 경력을 쌓거나 전경 복무를 마친 경우 특별채용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군(軍) 출신이 경찰이되기도 했다. 1960년 4·19 혁명 직후 경찰 4000여명이 부정선거의 책임을 지고 한꺼번에 물러나면서 생긴 인력 공백을 메우려고 같은 해 6월 단 한 차례 경사로 특채한 학사경찰도 있다.

이처럼 경찰이 되는 경로가 다양하다 보니 학계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왔다. 이창무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단일한 통로로 경찰이 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미국은 변호사 등을 특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밑바닥 계급부터 시작하도록 해 순경 업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안 사령탑으로 오르는 경우를 방지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주/박상익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