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의 자급제용 휴대폰 출시가 잇따를 전망이다.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는 소비자가 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 외에 가전매장, 대형마트 등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자급제용 스마트폰 ‘갤럭시 에이스 플러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7월 선보인 ‘갤럭시 M 스타일’에 이은 두 번째다.

갤럭시 에이스 플러스는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린 ‘갤럭시 에이스’의 후속 모델이다. 1기가헤르츠(㎓) 싱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320×480 해상도의 3.6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500만화소 카메라, 1300㎃h 배터리를 채용했다. 메모리는 512메가바이트(MB)며,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다. 가격은 48만9000원인 갤럭시 M 스타일보다 저렴한 30만원대로 알려졌다.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도 국내 자급제 및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하는 홈플러스는 중국산 저가 단말기를 도입하기 위해 ZTE, 화웨이 등 두 곳과 협의 중이다.

ZTE는 자급제용으로 휴대폰을 출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ZTE가 내놓을 스마트폰은 4인치 디스플레이에 OS는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탑재했다. 가격은 30만원대로 알려졌다. 화웨이코리아도 휴대폰 3개 모델에 대한 전파인증을 마치고 국내 업체들과 제품 출시를 협의 중이다.

한국3M은 연말께 10만원대 후반의 저렴한 휴대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음성통화와 문자 등 단순한 목적으로 휴대폰을 쓰는 사람을 위한 일반폰이다. 한국3M이 디자인을 맡고 제조는 다른 곳에 위탁하는 제조업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휴대폰 브랜드는 ‘3M 셀’로 정해졌으며, 통신사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급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통신업계는 중저가 휴대폰 출시가 알뜰폰(MVNO)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단말기 확보가 여의치 않아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판매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보급형 휴대폰이 많아지면 휴대폰을 별도로 구입해 알뜰폰에 가입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자급제가 시장에 정착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자급제용 단말기는 삼성전자 ‘갤럭시 M스타일’과 LG전자 ‘옵티머스L7’ 두 가지뿐이다. 9월 말 현재 자급제 단말기 이용자 수도 8만6000명에 불과하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