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변호사·유학생…"허드렛일 해도 신나요"
각 대선 캠프에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몰리고 있다. 과거 당원들이 주로 캠프를 차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학생에서부터 골프선수 변호사 영화감독 청소노동자 교사 등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민주·미래·시민캠프 중 시민캠프는 200여명 전원이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경선캠프로 사용했던 서울 여의도 동화빌딩 5층에 ‘담쟁이카페’를 차렸다. 자원봉사자들은 스스로를 ‘카페지기’ ‘마담’이라고 부르며 시민들의 민원을 받는 등 열린캠프로 운영하고 있다.

골프 티칭프로인 박강규 씨(31)는 “정치에 무관심했는데 문 후보의 인터뷰를 본 뒤 그를 지지하게 됐다”며 ‘국민명령 1호팀’에 합류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국민들의 정책 제안을 받는 곳이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정치학과에 다니다 휴학 중인 임소현 씨(25)는 공보팀에서 재외국민투표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임씨는 “오늘 링거를 맞고 왔지만 그래도 신난다”며 웃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공평동 캠프 사무실은 하루에도 100여명의 일반 시민이 찾는다. 이들의 민원과 정책 제안을 소화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고려대 심리학과 휴학생인 김용우 씨(24)는 시민들이 직접 들고 온 정책제안서나 우편 및 팩스로 들어온 정책·민원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요약하는 일을 한다.

안 후보 캠프의 이상갑 민원팀장은 “지금까지 1000여명이 자원봉사를 신청했는데 여건상 다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캠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박 후보 캠프는 자원봉사자를 공식적으로는 모집하지 않았다. 당 조직으로만 선거를 치르자는 박 후보의 의지 때문이다. 대신 본부별로 상황에 따라 자원봉사자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박사모와 근혜사랑, 근혜동산 등 박 후보 지지 모임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 자원봉사에 적극적이다.

2030세대 자원봉사자들도 있다. 조직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한모씨(28)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청년 입장에서 일자리 및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 생생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캠프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한 김모씨(28)는 SNS관련 업무 등을 하면서 캠프에서 거의 24시간을 보내다시피 한다.

허란/도병욱/이현진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