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동북부의 최대 규모 신도시인 양주신도시에서 아파트 공급이 개시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민간 건설업체들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LH의 자금난으로 신도시 택지 조성이 중단된 지 4년여 만이다.

◆LH 첫 공급…민간주택도 분양 잇따라

LH는 이달 29일부터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A13블록에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962가구의 청약을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양주신도시에서 최초로 공급되는 아파트다. 당초 2008년 아파트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LH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미뤄져 왔다. LH는 A7블록에서도 국민임대아파트 1256가구를 지어 내년 분양할 예정이다. 이들 2개 블록은 지난달 착공됐다.

서남진 LH 양주직할사업단 판매부장은 “양주신도시를 정상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분양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매년 1~2개 블록씩 순차적으로 착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간건설사도 분양경쟁에 가세한다. 대우건설은 내년 상반기 민간주택업체 중에서 처음으로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2000가구 정도를 쏟아낼 계획이다. 분양시장 반응을 살펴가면서 전용 85㎡ 이하 아파트 1개 단지를 추가로 공급할 방침이다. EG건설도 내년 중 중소형 아파트 공급을 검토 중이다.

LH는 다음달 택지분양에도 나선다. 분양아파트 용지 5개 필지와 임대아파트 용지 1개 필지가 대상이다. 기반시설공사는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수도권 동북부의 최대 신도시

양주신도시는 1142만㎡ 크기이며 옥정지구와 회천지구로 구성돼 있다. 동두천 포천 등을 배후지로 하는 경기 동북부의 최대 규모 신도시다. 신축될 주거는 모두 5만8795가구로, 일산신도시(6만9000여가구)보다 1만가구 정도 적다.

양주신도시는 옛 토공과 주공이 서로 택지개발경쟁을 벌이면서 주목을 끌었던 곳이다. 토공이 2005년 옥정지구 개발에 나서자, 이듬해 주공이 바로 옆에서 회천지구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토지보상이 거의 끝났음에도 2008년 이후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LH 자금사정이 악화된 데다 지역 수요기반도 부족한 탓이다. 최근 LH는 더 이상 착공을 미룰 수 없어서 아파트 공급을 시작했다. 옥정지구를 먼저 개발해 도시를 활성화한 뒤 회천지구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공공임대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을 것으로 현지 중개업계와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는 “전용면적 74㎡형 임대료가 보증금 4200만원에 월 31만3000원으로 저렴하다”며 “지역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가격대”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아파트의 분양 성공은 미지수다. 수도권 북부시장이 침체돼 있는 데다 신도시 완성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택지분양도 원활하지 않다. 옥정지구 내 20개 필지의 민간아파트 택지 가운데 4개만 팔렸다.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의정부와 동두천을 연결하는 국도3호선 대체우회도로가 내년 완공하면 서울 동부간선도로까지 20분에 닿을 수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