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경찰서는 24일 고의로 잠적했던 양재혁 삼부파이낸스 전 회장(58)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로 입건했다.

양씨는 삼부파이낸스 정산법인 C사 대표 하모씨(63·수배 중)를 찾기 위해 마치 하씨 측 인사에게 납치 감금된 것처럼 보이려고 7월13일 집을 나간 뒤 지난 22일 검거될 때까지 고의로 잠적, 수사기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가족들이 자신에 대해 실종 신고를 낸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알면서도 3개월 동안 가족은 물론 경찰에 자신의 소재를 고의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경찰은 양씨를 찾으려고 그동안 수많은 CCTV 등을 검색하거나 제보전화가 있을 때마다 사실 확인에 들어가는 등 적지 않은 수사력을 낭비했다. 경찰은 가족의 실종 신고에 문제가 없고 양씨가 단지 연락을 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검거 당일 귀가시켰지만 이에 대한 비난이 일자 양씨를 23일 오후 다시 불러 보강조사를 거쳐 입건했다.

양씨는 지난 22일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잠적 이유에 대해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하면 경찰이 하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방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부파이낸스의 남은 자산을 관리하는 정산법인 C사 대표 하씨는 지난해 11월 이 법인에 대한 부산지검의 횡령사건 수사 당시 잠적한 인물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