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협조기구보다 강력한 지휘구조"
내년 상반기 도출

한미 양국이 연합군사령부 해체 이후 새로운 지휘구조 필요성에 공감하고 공동연구를 시작하기로 합의해 주목된다.

양국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래 지휘구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군사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동맹 2015' 이행체계 내에서 한미 공동실무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합참의 신연합방위체제추진단과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 요원들로 연말 이전까지 연합실무단을 구성, 내년 상반기까지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새로운 지휘구조를 모색하게 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연합지휘체계 모델로 평가받는 연합사를 해체키로 한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의 예비역 장성들과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미측 예비역 장성들은 연합사를 해체하면 유사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연합작전을 펼치는 데 큰 제약이 따른다며 해체에 반대하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양국이 2015년 말 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과 연합군사령부 해체라는 기존 합의 사항을 번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연합 지휘구조 도출을 연구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공동연구 착수를 두고 연합군사령부 해체 계획을 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새로운 연합 지휘구조라는 것이 결국은 연합군사령부와 같은 형태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들은 "전작권 전환과 함께 연합사는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관빈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연합사 해체 계획은 변함이 없다"면서 "연합사 해체 이후의 효율적인 지휘관계 발전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방침대로 연합사가 해체되면 오는 2016년부터는 한반도 전구(戰區)에 합참과 미국 한국사령부(KORCOM)라는 2개의 전구사령부가 존재하게 된다.

합참은 전작권을 갖고 전시 작전을 주도하지만 KORCOM은 한국의 합참을 지원하는 역할로 바뀌게 된다.

군 안팎에서는 1개의 전구에 2개의 전구사령부가 존재하기 때문에 유사시 효율적인 지휘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1개의 전구에서는 한 개의 작전계획을 갖고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데 2개의 전구사령부가 존재해 별개로 움직인다면 큰일"이라면서 "2개의 전구사령부를 일사불란하게 연결하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지휘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로운 연합 지휘구조는 결과적으로 현재의 연합사 규모와 조직을 축소한 '미니 연합사'를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논의한 기능별 연합협조기구를 포함해 현재 연합사 체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최적의 지휘 구조가 무엇인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없다"면서 "연합실무단에서 다양한 방안의 로드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내년 상반기까지 새로운 연합 지휘구조가 도출되면 이를 연합훈련에 적용, 그 실효성을 평가한 뒤 정식 연합기구로 창설할지를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