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 체제에 한국 참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제44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미국 MD 체제 참여 여부에 대해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어 능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일본이 일본에 탄도미사일 추적용 레이더(TPY-2)를 설치키로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런 역량을 추가로 개발하기 위해 역내 우방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MD 체제에 한국의 가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이 미국 MD 체제에 참여하면 공동 연구, 탐지레이더 설치, 미사일 요격 능력 향상 등 과정에서 상당한 재정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게 반대 측 논리다.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한반도에 안보 위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체제(KAMD)를 자체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며 KAMD와 MD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5일 “MD 참여를 위해서는 연구ㆍ개발 비용을 공동 부담하거나 레이더 부지를 제공해야 하는 데 비공개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미측과 전혀 협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국이 공식적으로 MD 체제에 편입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고려할 때 양국은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과정에서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