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에서는 청년실업 증가에 따른 폭동의 위험까지 제기되는 등 암울한 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강 건너 불구경할 입장이 아니다. 지난 몇 개월간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국내 실물경기 지표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나타나 L자형 경기침체가 굳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공통적으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청년실업(특히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다.

우려는 이미 현실화돼 나타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 따르면 대학 평균 취업률은 56%로 이는 대학 졸업생 100명 중 44명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로 전락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고용창출 및 인력양성 정책을 갖고 있다. 졸업생들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정부지원 교육을 통해 취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알짜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는 이공계 전문기술연수사업, 국가기간·전략산업 훈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공계 전문기술연수사업은 정보기술(IT), 전기, 전자, 자동차 등 이공계 고학력 청년실업자에게 전공별 심화 교육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80%에 이르는 높은 취업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기간·전략산업훈련은 사업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미래 유망분야를 엄선해 해당분야 전문인을 육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직업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훈련에 참가할 수 있지만, 청년의 참여가 우선시된다.

일자리가 급한 경우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 설치돼 있는 일자리지원과나 거주지 인근 고용지원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청년실업 탈출의 방법이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에 등록해 일자리를 알선받을 수 있다. 교육훈련에 들어가는 기간이 절약되는 대신 고용유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그 밖에 청년창직인턴제, 취업아카데미, 채용패키지 등 여러 청년층 지원사업이 있다. 구직자의 적극성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겠지만, 정부에서도 다양한 사업의 옥석을 가려 예산을 가감하는 등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대응이 절실한 때다.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 있는 기업에 관한 정보도 중요하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각종 정부지원책의 성과도 면밀히 검토해 선택과 집중을 꾀해야 한다.

나홍석 < 고려사이버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