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만원, 최고 2억원, 평균투자액은 57만원.’

펀드개설 56시간 만에 목표액 200억원을 달성해 화제가 되고 있는 ‘문재인펀드’ 모집 결과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도 놀랐다.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25일 “5일에서 1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너무 일찍 마감돼 놀랐다”며 “대선이 끝날 때마다 반복돼온 대선자금 수사를 지켜봐 온 국민들의 투명한 정치자금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9시에 모집에 들어간 문재인펀드는 24일 오후 5시에 목표액을 채워 마감됐다. 마감을 앞두고는 펀드 가입자보다 많은 5만여명이 동시에 접속했으나 조기 마감돼 대부분 가입하지 못했다.

대선자금이 공개 펀드로 조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펀드는 총 3만4799명이 참여해 평균 투자액은 57만원으로 집계됐다. 1만~10만원이 전체 참여자의 50%를 차지한 가운데 최고 투자액은 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는 연 3.09%다. 펀드운영팀장을 맡고 있는 천경득 변호사는 “유시민펀드는 최소 참여액이 30만원, 박원순 펀드는 10만원이었던 데 비해 문재인펀드는 1만원이라 처음에는 목표액을 못 채울까 걱정했는데 이젠 2차 펀드는 언제하느냐는 항의까지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박원순펀드 모집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그는 “참여자 수나 액수 규모면에서 가장 큰 것 외에 이전 정치인펀드와 다른 점은 의외로 500만~1000만원 규모의 가입자가 많은 것”이라며 “대선이라는 특수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문 후보 캠프에는 메일을 통해 ‘35살 노처녀인데 시집가려고 저축해온 통장 적금을 깨서 보냈다. 결혼파업자금이 결혼희망자금이 되게 해달라’ ‘아이 용돈과 동생 비자금통장까지 깨서 보냈다’ 등의 다양한 사연들이 들어왔다. 문 후보 측은 11월께 예정인 2차 펀드모집 때는 소액 다수의 참여자들을 늘리기 위해 일정액 이상은 가입할 수 없는 펀드 상한액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