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6일 마지막 도전…대한민국 우주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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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 사업을 주관하는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등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이른 아침부터 발사지휘센터(MDC)에 모였다. 발사를 하루 앞두고 오전 9시10분부터 최종 리허설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긴장감 속에 조 단장이 지시를 내리자 발사체 기술진들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1단 로켓의 각종 기능을 점검하고 로켓 비행 과정에서 벌어질 사고를 예측하는 총돌회피분석(COLA)을 시작했다. 통신팀은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의 비행을 탐지할 추적시스템(레인지시스템)도 가동했다.
이날 리허설은 오후 3시40분까지 7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연료만 주입하지 않았을 뿐 발사일과 똑같이 시간대별로 발사 전 과정을 사전 연습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발사를 연기해야 할 수도 있지만 저녁 11시에 나온 최종 결과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조 단장은 “모두 순서대로 잘 진행됐다”며 “날씨에 문제가 없다면 나로호는 정상적으로 26일 발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사를 앞두고 기술진은 초긴장 상태다. 나로호는 2009년 8월25일 1차 발사 실패, 2010년 6월10일 2차 발사 실패에 이어 2년4개월 만의 마지막 도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조 단장은 며칠째 잠을 잘 이루지 못해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하고 있다. 사소한 징크스가 나로호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해 수염, 손·발톱을 깎지 않는 연구원들도 많다. 모두 숨죽인 채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나로호 발사 후 10~20년 뒤 펼쳐질 우주 기술의 미래를 떠올려보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불안감이 좀 없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실장은 “다들 걸음걸이조차 조심조심하면서 신중하게 일하고 있다”며 “마지막 도전이기 때문에 꼭 성공하고 싶다는 갈망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는 항우연 기술진 150여명을 비롯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인력 150여명, 100여개 민간 기업에서 참여한 2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나로호 3차 발사 준비를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보도하기 위해 모여든 취재 및 지원 인력도 900명에 달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은 26일 오전 9시께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발사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후 1시30분에는 최종 발사 시간을 발표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오후 3시30분 발사가 유력하다. 나로호는 발사 네 시간 전부터 연료를 주입하고 15분 전에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나로호는 길이 33m, 지름 2.9m, 무게 140의 2단형 우주발사체로 이륙 9분 뒤 KAIST에서 개발한 나로과학위성을 302㎞ 상공의 우주궤도에 올려놓을 예정이다.
나로 우주센터(고흥)=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