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최형우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지난해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던 최형우는 전날의 부진을 털어버리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삼성 라이온즈의 2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2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최형우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SK 와이번스를 8-3으로 꺾었다. 최형우는 이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홈구장에서 1, 2차전을 쓸어담은 삼성은 남은 5경기에서 2승만 추가하면 지난해에 이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통산 6번째 우승컵을 차지하게 된다.

삼성 타선은 3회 말 SK의 선발 투수 마리오를 상대로 타자일순하며 화끈한 공격을 퍼부었다. 선두 타자 조동찬이 우중간 안타를 치며 공격의 물꼬를 텄고, 진갑용이 좌전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상수의 번트 성공으로 1사 주자 2, 3루가 된 상황에서 배영섭의 장타가 터졌다. 외야 펜스 가운데를 원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삼성은 이어 이승엽과 박석민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며 SK를 몰아붙였다. 타석엔 전날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최형우가 들어섰다. 최형우는 1스트라이크 2볼 상황에서 상대 투수 마리오의 4구째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0m의 시원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한국시리즈 역대 세 번째이자 포스트시즌 11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6-0으로 벌어졌다.

SK도 홈런포로 맞받아쳤다. 6회 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의 공을 공략, 왼쪽 펜스를 살짝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려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삼성은 7회 말 연속 안타로 SK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3회 팀의 첫 타점을 올렸던 배영섭은 주자 1루 상황에서 3회와 똑같은 코스로 중간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쳐 1점을 추가했다. 이후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이 3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쳐 스코어를 8-1로 벌렸다.

SK는 8회 초 삼성 투수 정현욱의 폭투와 안타 등을 엮어 2점을 더 만회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17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삼성 선발 장원삼은 정확한 제구력으로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으며 2피안타 1실점으로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국시리즈 3차전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대구=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