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달 반여만에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국내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부진과 정책 이슈 등이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6일 오후 12시2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2.49포인트(1.17%) 떨어진 1902.01을 기록중이다.

이달 들어 내리막길을 타던 코스피는 전날 반짝 반등하는가 싶더니 하루만에 하락반전해 다시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중에는 지난 9월6일 이후 약 한달 반만에 처음으로 장중 1900선을 이탈했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와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한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대비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6% 성장하며 예상치인 1.8%를 하회했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36개월만에 최저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진한 경기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경기흐름이 6월까지는 하강했으나 9월부터는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기 또한 밝지 않다. 지난 24일(현지시간)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미국 경제가 높은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위축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3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미국과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역시 호재보다는 악재로 작용해 투자심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전날 애플은 지난 분기 359억7000만달러 매출과 8.67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 역시 매출액이 138억1000만달러로 전망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으며, 순손실은 2억7400만달러로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이날 실적을 발표한 기아차삼성전자가 나란히 급락중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2% 내외로 떨어지고 있으며, 기아차는 경기 부진과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대비 악화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5% 이상 굴러떨어지는 중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정절벽 이슈가 부각되면 증시에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소정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다가올 미국 재정절벽 이슈나 해결되지 않은 유로존 문제들을 고려했을 때 경기가 추가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