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국회의원 100명 감축 등 자신이 최근 내놓은 정치 쇄신안에 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 “아무리 어렵더라도 옳은 길이라면 맞서 싸우겠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안 후보는 26일 경남 진주 경상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국민의 맹목적인 정치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란 비판에 가슴이 아팠다”며 “이는 국민이 무조건 정치를 싫어하도록 안철수가 부추긴다는 얘긴데 얼마나 교만한 생각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성 정치에 실망하고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역마다 개발 공약을 남발하는 게 포퓰리즘이지 특권을 내려놓자는 게 왜 포퓰리즘인가”라며 “국민의 개혁 열망에 귀 기울이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정치권은 국민의 말에 귀를 닫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올해 최저임금은 6%, 공무원 급여는 3%가량 올랐는데 작년 말 국회의원 세비는 무려 16% 인상됐다”며 “세비가 올라서 정치를 더 잘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올해 국정감사 때 보면 국정이 아닌 안철수 감사를 했다”며 “국감 안 하신 의원들은 자진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내년 경제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치권이 특권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양보를 받아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진주=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