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마지막 도전이 러시아가 제작한 1단 로켓 하단의 부품 문제로 연기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6일 오후 3시3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 3차 발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오전 10시1분께 1단 로켓에 헬륨가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누출이 발견돼 발사를 연기했다.

조율래 교과부 차관은 “1단 로켓 헬륨가스 주입부에 이상을 발견했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로호 발사를 불가피하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문제를 일으킨 부품은 러시아가 제작한 1단 로켓 최하단에 위치한 고무 마감재(실링)로 가스가 외부로 새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간단한 부품처럼 보이지만 찢기거나 파손돼 가스가 새면 로켓의 심장인 터보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행 도중 추락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러 기술진은 발사대에 세워진 나로호를 다시 조립동으로 옮겨 파손된 부품을 교체할 예정이다. 로켓 이동과 수리를 거쳐 재발사를 개시하는 데 최소 3일 이상 걸려 일러야 발사 예비일 마지막날인 31일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게 항우연 측 설명이다. 이 기간 내 나로호를 다시 발사하려면 29일에는 나로호를 발사대로 이동시켜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11월 중 발사 예비일을 다시 정해야 한다.

나로우주센터(고흥)=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