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바튼 맥킨지앤드컴퍼니 글로벌 회장,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회장, 니컬러스 월시 차티스 부회장, 크리스토퍼 포브스 포브스 부회장, 리처드 스미스 핑커톤 재단 회장….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26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에 모였다. 이날 열린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날 전 세계 일류기업 CEO 30여명으로 구성된 SIBAC 총회를 개최했다. SIBAC는 CEO들에게 경제, 사회, 문화, 인프라 등 서울 발전에 대한 정책 자문을 받기 위해 2001년 설립한 서울시장 정책자문기구다. 매년 10월께 총회가 열린다.

지난해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총회 날짜가 겹쳐 열리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박원순 시장과 SIBAC 위원들과의 공식적인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기업 CEO들은 이날 총회에서 ‘공공·민간·시민 협력도시 서울’을 주제로 향후 서울의 발전에 대해 다양한 비전을 제시했다. 스미스 회장은 “매우 큰 관료체제는 코끼리와 같이 천천히 움직이며, 모험을 좋아하지 않고 변화에 크게 저항한다”며 “규모가 큰 정부기관이 혁신을 장려하려면 가망성이 있는 것은 무엇이든 시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노부유키 회장은 1990년대 도쿄의 민관합동 도시 재개발을 예로 들며 “서울은 하드웨어에 치중하는 전통적인 개발방식보다 ‘민관합동 방식’을 도입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반면 니컬러스 부회장은 “빈곤, 주택, 공중보건,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시민이 함께하는 협력이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도 “그러나 비용문제,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차이 등으로 인해 사업이 오히려 지연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이날 “민·관·시민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면 1+1+1=3이 아니라 100배 이상의 효과도 낼 수 있다”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 많은 사공이 박자에 맞춰 노를 저으면 목적지까지 더 빨리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경련, 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동조합과의 미팅도 SIBAC처럼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일상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