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간판이나 외형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지났다. 고등교육의 상징이던 상아탑이 무한경쟁 속에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취업률은 대학 경쟁력 평가의 주요 기준이 됐다.

맞춤형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로 지역 산업체의 기술을 혁신하고 대학의 취업률을 높이는 데 산학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진행해온 ‘산학협력 중심대학 사업’을 올해부터 확대 개편해 추진하고 있는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이 산학 협력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은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지역 산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을 통해 취업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대학의 특성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교과부는 올초 지역 산업과 연계한 다양한 산학 협력 선도모델을 창출·확산하기 위해 전국 51개 4년제 대학을 산학협력 선도대학으로 지정했다. 또 전문대학은 산학협력 선도형 10개교, 현장실습 집중형 20개교 등 총 30개교를 선정했다. 내년에는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사업비도 기존 1820억원에서 2334억원으로 약 28%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도 4년제 대학 LINC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484억원 늘어난 2184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51개 대학에 지원하는 금액도 대학당 평균 33억원에서 43억원으로 늘어난다. 전문대학 LINC사업 예산은 120억원(30개교)에서 150억원으로 늘어나 30개 전문대학의 대학당 평균 지원액은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증가한다.

교과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추진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취업 경쟁력의 답을 산학 협력에서 찾겠다는 의지다. 지역 기업들도 대학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혁신기술 개발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대학들은 산학 협력을 통해 특성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기업 친화형 인력 양성은 곧 취업이 강한 대학을 만드는 대학 위기 극복의 한 해법이기도 하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이 주목받는 것은 우수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 지원이 가능한 산학 협력 모델이기 때문이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이 올해 거둔 성과는 이 사업을 수행하는 전국 대학의 체질이 얼마나 산학협력형으로 바뀌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우선 LINC대학 취업률은 지난 9월 말 62.5%로 올해 목표치인 57.5%를 초과 달성했다. LINC 전문대학 취업률도 목표치인 63.7%를 넘긴 66.5%를 기록했다.

산학 협력 참여 교수는 지난해 284명에서 1154명으로 늘었다. 교수 업적 평가의 산학 협력 실적 반영 비율과 신규 임용시 산업체 경력을 인정하는 비율도 증가해 교수들의 산학 협력 역량이 한층 강해졌다. 개설한 103개 창업 강좌에 5774명이 수강하면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북대는 현장실습지원센터를 설치한 후 학생 수가 854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배 정도 증가했다. 현장실습지원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장·단기 현장실습을 최대한 활용해 실무능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산학 협력 체질화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산학 협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산학 협력의 주체인 대학과 기업이 서로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대학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