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연구조직과 운영 방식을 본뜬 연구소(가칭 V-KIST)가 베트남에 설립된다.

KIST는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베트남 과학기술부와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 설립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3월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가 서울 홍릉 KIST 본원을 방문했을 때 유사한 형태의 연구소를 설립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해 시작됐다. 국내 출연연구기관의 운영 모델이 해외 국가연구소급 과학연구기관에 이전되기는 처음이다.

KIST는 1966년 2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연구소로 원조를 받았던 한국이 50여년 만에 다시 개도국에 도움을 주는 과학 외교의 사례가 됐다. KIST와 베트남 과학기술부는 앞으로 실무진을 구성해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 설립을 위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KIST는 연구소 설립을 위한 컨설팅과 연구인력 교류, 연구장비를 지원한다.

문길주 KIST 원장은 “KIST가 그간 쌓은 노하우를 해외에 다시 전수하는 국제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ODA)의 새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