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은 30일 전자서명 도입이 증권산업의 기존 영업환경을 뒤바꿀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키움증권, 장기적으로는 삼성증권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재웅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전자거래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전자서명도 종이문서에 서명하는 것과 같은 효력을 인정한다고 지난 29일 발표했다"며 "이로써 앞으로는 고객이 증권사 객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자서명만으로 증권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향후 도입될 전자서명제도는 기존 증권업의 영업환경을 변화시킬 전망"이라며 "기존에는 증권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점을 확장했으나 전자서명제도 도입으로 지점확장 없이 기존 인력만으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비용 절감 측면에서 이런 변화에 상당히 호의적이라며 전자서명제도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자서명제도 도입으로 인한 초기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원 애널리스트는 "전자서명제도 도입으로 약 10억~20억원의 시스템 개발비가 투자되는데, 경기침체인 상황에서 전자서명제도 도입에 따른 ODS(Out Door Service)영업으로 투자비용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다"며 "시스템 도입 이후 실질적인 수익창출까지는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점이 적은 증권사는 단기적 기회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자서명제도 도입으로 고객이 지점을 찾아오는 빈도수가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점 역할 축소로 기존의 지점 고정비가 각 증권사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는 PB역량이 뛰어난 자산관리 중심의 증권사가 유리할 전망"이라며 "초반에는 지점 특화 및 유지비 개선 전략으로 지점 많은 증권사가 불리할 전망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ODS를 활용한 PB영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면 밀착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주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되는 자산관리 상품판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형 증권사는 우수PB인력 확충, 투자권유상담사와의 제휴 확대 등을 통해 ODS 역량을 점차 확충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자서명제도 활성화는 단기적으로 키움증권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키움증권은 지점이 하나도 없어 지점규모 축소 및 역할 감소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타 증권사는 일정 기간 지점 특화 및 인원 재배치 등으로 적응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런 기간이 최소 1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ODS는 수익이 낮은 주식계좌 개설보다 자산관리 상품판매 중심으로 발달할 전망이라며 이미 자산관리 부문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 삼성증권이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