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장터'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앱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는 그간 구글의 '구글플레이', 애플의 '앱스토어'가 독차지했다. 애플, 구글에 비해 국내 앱장터의 인지도는 한참 뒤떨어졌다. 장터를 통해 제공하는 앱의 양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이제 국내 시장에선 애플, 구글과 겨뤄볼만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플래닛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자들이 앱 장터 시장에 뛰어든 상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좋은 앱을 자사의 앱 장터로 끌어오기 위해 개발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며 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사용자들의 눈길이 이들 앱장터로 쏠리고 있는 것. 네이버를 운영하는 포털사 NHN도 이달 말 유료 앱 판매를 시작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

◆네이버, 1000원짜리 앱 하나 팔면 '100원' 남지만…

국내 앱장터들이 현재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충성 고객 잡기', 둘째는 '앱 개발자 모시기'다. 첫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도한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다.

KT가 운영하는 올레마켓은 다음달 3일까지 인기 유료 애플리케이션(앱)을 매일 하나씩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T스토어 역시 '공짜 앱 전략'을 썼다. 오는 30일까지 매일 유료 앱을 제공하는 것.

네이버는 '마일리지 적립'을 무기로 맞불을 놓는다.앱 구매 금액의 10%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대신 네이버 측이 가져가는 수수료를 줄였다. 유료 앱 판매 금액을 개발사, 네이버, 이용자가 7 대 2 대 1 비율로 나눠가진다.

그러나 1000원짜리 앱을 한 개 팔 경우 네이버가 가져가는 금액은 200원이 아닌 100원. 부가세 30원과 전자지급결제서비스(PG) 수수료 약 70원을 네이버 측이 부담한다.

NHN 관계자는 "개발사와 사용자들이 네이버에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정책" 이라며 "적립한 마일리지는 차후 앱 구매시 사용할 수 있어 이같은 정책은 앱 장터를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구글은 개발자와 7 대 3의 비율로 판매금액을 나눠 갖고 있다.

좋은 앱을 장터로 끌어오기 위해 개발자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KT는 예비 앱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앱 경연대회를 진행하는 '에코노베이션 개발자 캠프'를 열고 있다. 또 앱 개발자 교육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SK플래닛도 1인 개발자의 앱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오픈앱프로그램인터페이스 서포트 그룹'을 운영하는 등 개발자와의 동반 성장을 고려하고 있다.

◆앱 장터 순위, 지각변동 올까

현재는 T스토어가 앞서간다. T스토어 내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10억 건, 누적 거래액은 2000억 원이다. T스토어 가입자 수는 10월 현재 약 17000만 명.

올레마켓이 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9월 말 기준 올레마켓의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2000만 건. 누적 매출은 44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2배 성장했다.

그러나 포털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네이버가 유료 앱 판매에 나서면서 앱 장터 순위 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앱 장터에서 앱을 검색해 내려받는 경우도 있지만 포털에서 앱을 검색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NHN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포털에 입력하는 질의어 10개 중 1개의 검색 결과에 앱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NHN이 네이버 첫 화면을 통해 앱을 노출할 경우 홍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민이 쓰는 통신서비스와는 달리 앱 장터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경쟁이 더 치열하다" 며 "국내 앱 장터를 선점한 뒤에는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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