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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내놓은 ‘2012년 9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이 60.0%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총 취업자 수는 2500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68만5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는 4169만6000명이며 그 중 경제활동 인구는 2575만명. 비경제활동 인구는 1594만2000명이다. 경제활동 인구 2575만 명 중 취업자는 2500만3000명이고 실업자는 75만2000명이다.

정부의 통계대로라면 사업장에 취직해 2500만명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임금근로자(8월 기준)는 1773만4000명. 그 중 정규직 근로자는 1182만3000명, 비정규직 근로자는 591만1000명이다.

그동안 정부는 비정규직근로자에 대한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중 현재의 직장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근로자는 전체의 49%였다. 나머지 근로자는 비자발적이다. 당장 먹고 살기위해 직장을 다니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 직업별 분포를 보면 단순노무종사자 179만5000명, 서비스·판매종사자 142만5000명, 관리자·전문가 103만7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안정된 관리직을 빼도 3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규직 평균 임금 246만원, 비정규직 평균 임금 139만원이 보여주듯 양극화가 뚜렷하다.

사회적 복지 혜택도 차이가 난다.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6년10개월, 비정규직 근로자는 2년4개월로 세 배에 가까운 고용기간 차이가 나고 있다. 퇴직금, 상여금, 시간외수당, 유급휴일 등 비정규직의 근로복지도 정규직에 비해 현저히 낮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39%, 건강보험 45.4%, 고용보험 43.3%를 보이고 있다.

실업계층을 위한 일자리 대책 시급

정부가 발표한 실업자 수 75만2000명은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자료다.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보더라도 그 수치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실업자 75만2000명 외에도 비임금근로자(자영업) 712만5000명 중 ‘무급가족종사자’가 무려 132만명이다. 노동만 있고 급여가 없다면 과연 근로자로 볼 수 있는가. 취업준비자(9월 통계) 57만9000명, 구직단념자 18만5000명 등이 현실적 실업자이며, 비정규직 근로자 중 고용이 불안한 계층을 더하면 수백만명이 넘는 게 현실이다.

통계청 보고서를 작성한 관계자도 “현재 현실적 실업자 수에 대한 데이터는 정확히 없으며, 각계에서 실업자 통계에 관한 구분을 현실적으로 구분하라는 제안은 있었다”며 통계의 미비함을 인지하고 있다. 고용정책을 시행하는 고용노동부도 비정규직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대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임금체계와 지속적인 일자리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 대책의 중요함을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 복지가 여러 분야에서 미비하기 때문이다. 자의든 타의든 직장을 나오게 되면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기다린다. 20대 ‘청년백수’의 문제도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2012년 9월 기준 총 20대(20~29세·병역활동자 제외) 인구는 620만9000여 명. 그 중 357만5000명이 취업, 57.6%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2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만6000명 감소했다. 다행히 30대와 50대는 각각 13만8000명, 32만 6000명이 증가했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겼다. 노령 연령층이 두터워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부양할 가족들의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다. 자녀의 결혼과 대학 졸업 시기도 그만큼 늦다. 하지만 경제양극화와 물가상승, 고용불안은 국민들 어깨에 삼중고를 얹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일자리 창출에 관한 확실한 정책 결정이 없이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실업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비임금근로자 712만 시대, 그러나 실속은 없다

2012년 8월까지 비임금근로자(자영업)는 712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만명이 늘었다. 자영업자 수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고용시장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직장에서 나온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차적 선택이 자영업이기 때문이다.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이 426만명이며, 고용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는 153만9000명이다. 그 중 무급종사자는 132만2000명에 이른다. 남자가 436만명으로 전년 대비 12만 4000명 증가했고, 여성은 276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6000명이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50대가 211만7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에서 증가한 것이 특이점이다.

자영업자의 70.2%가 창업비용을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금의 규모를 보면 500만원 미만이 30.2%, 500만~2000만원이 23.8%, 2000만~5000만원이 22.3%를 나타냈다. 자영업자의 대부분이 소규모 자금을 투입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하면 회생불가능 상태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32.7%는 국민연금 미가입자다. 비임금근로자의 평균 근로 시간은 48.8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보다 높게 나왔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3.0시간을 일하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7.7시간 일한다.

국세청이 지난 18일 집계한 ‘2011년 개인사업자 폐업현황’에 따르면 음식점 및 동네가게의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다 문을 닫은 자영업자는 83만명에 달한다.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작년 전체 개인사업자 519만5918명 가운데 16%를 차지하며, 창업자 6명 중 1명이 폐업을 했다. 창업 희망자의 시장분석 능력이나 아이템 부족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자영업자가 창업을 시도하게 되는 근본 원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도 그동안 ‘햇살론’ ‘마이크로 대출’ 등을 통해 영세자영업자의 창업과 운영에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실물경기를 체감하고 있는 영세사업자들은 본전도 못 버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고용시장의 불안과 체감물가의 상승 등 사회적인 정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