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다. 사색이 짙어지는 가을에는 주변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흥분하고 기분이 자주 바뀌는 등 어느 계절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롭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적인 스트레스는 필연적으로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학생들과 직장인처럼 반복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스트레스는 적잖은 부담이다.

흔히 사람들은 스트레스 때문에 성격이 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스트레스는 건강도 변하게 만든다. 특히 최근 들어 스트레스로 인한 어지럼증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눈에 보이는 질환과 달리 어지럼증은 단순히 어지럼증 하나 만이 아닌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환자 입장에선 쉽게 어지럼증을 판단하기 어렵다.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 증상으로는 두통과 소화장애, 불면증, 눈의 피로, 숨이 가빠지는 증상 등이다.

특히 스트레스가 주원인이 되는 질환으로 부신스트레스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몸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대응해 이를 방지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이 부신인데, 그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어지럼증으로 발생한다. 최근 들어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부신스트레스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백동하 AK클리닉 원장은 “어지럼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전정기관을 억제시키는 약물치료법도 있지만 최근에는 인체친화적인 한방치료법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전정기관에 영향을 주는 물질을 제거하고 뇌기능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어 “치료법으로는 카이로프랙틱, 영양제와 전정기관 재활을 통한 어지럼증 치료가 대표적인데, 다른 질환에 비해 재발 가능성이 높아 일시적인 증상 저하가 아닌 어지럼증 재발을 막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어지럼증 치료가 필요한 증상으로 자리에 서 있거나 걸을 때 푹신한 스폰지를 밟는 것처럼 균형을 잡을 수 없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있는 경우를 꼽았다. 이 밖에도 평소 빈혈이 의심되지만 피검사 결과 이상이 없거나 자주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 역시 어지럼증 검사를 받아 원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어지럼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단순 피로로 생각해 방치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평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트레스를 방지하고 자신의 건강상태에 세심한 관심을 가지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