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피지수는 다음달 초중반에 집중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박스권 내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증시는 30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문을 열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이틀간 휴장한 뒤 31일(현지시간) 개장할 예정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휴장한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의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8.06포인트(0.43%) 오른 1899.58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11월 초중반에 집중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제한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벤트에 대한 소식과 경제지표에 따라 장중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1월에는 미국 대선(11월 6일, 이하 현지시각), 중국 전국대표대회(11월 8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11월 12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11월 25일) 등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는 주식비중을 줄여나가는 것보다는 오히려 주요 이벤트를 통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타진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해 보인다"며 "3분기 실적시즌이 후반부로 진입하면서 영향력이 점차 감소할 수 있고 미국 등의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고 있는 점도 부담을 일부 완화시켜주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가격메리트와 수급을 고려한 업종 및 종목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와 관련된 불투명성들이 남아 있어 주식시장이 당장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시 높아진 가운데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서는 등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들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대형주(업종대표주)들의 실적이 대부분 공개됐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실적발표로 인한 시장위험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는 기업의 실적이 발표된 시점에서 영업이익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8개,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61(77.2%)개"라며 "그러나 대형주는 '깜짝실적'을 발표한 반면 나머지는 '실적 쇼크'를 내놓은 점은 향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몇몇 IT 대형주들은 깜짝실적을 발표하고 4분기와 2013년 1분기, 2013년 연간 추정치 등 향후 이익의 상향 조정했다"며 "비록 일부 종목과 특정 업종에 집중된 이익 상향 조정이기는 하지만 점차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도 "중소형주와 코스닥 기업들에 비해 한발 앞서 실적 관련 불투명성을 덜어낸 대형주들이 단기적으로 좀 더 유리해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도 1100원 밑에서는 둔화되거나 제한적인 반등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주들의 가격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