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는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개발력을 갖춘 온라인게임 회사다. 뛰어난 개발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히트작을 선보여왔다. 2000년대 초 출시한 ‘미르의 전설2’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최고의 게임으로 군림해왔다.

위메이드가 개발한 게임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데는 국내외 시장에서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미르의 전설2’는 작년 위메이드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등 지금까지도 회사의 캐시카우(cash-cow·꾸준한 실적을 올려주는 효자 사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풍부한 개발인력과 다양한 포트폴리오

위메이드의 최대 관심사는 모바일 게임이다. 최근 빠른 속도로 온라인 게임 개발회사에서 모바일 게임 개발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풍부한 개발인력도 대부분 모바일 쪽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700여명의 모바일 게임 개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컴투스나 게임빌 등에 비해 2~3배 많은 규모다. 업계에서도 모바일 게임 개발 능력만 놓고 보면 위메이드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위메이드는 모바일 게임의 온라인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모바일 게임업체들과도 구분된다. 특히 MMORPG와 같은 게임을 모바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MMORPG는 게임 속 등장인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인 RPG의 일종으로, 온라인으로 연결된 다수의 사용자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한 모바일 게임은 위메이드가 갖고 있는 온라인 게임 개발 능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규모가 큰 게임뿐 아니라 캐주얼한 게임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위메이드의 자회사 조이맥스는 올초 모바일 개발사 4곳(Ngon soft, Fever Studio, Link Tomorrow, Linyworks)을 인수했다. 이들 회사는 모두 캐주얼 모바일 게임 개발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메신저 제휴로 마케팅력 극대화

위메이드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등과 제휴를 맺고, 이를 마케팅 툴(tool)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는 메신저 화면에 게임을 광고, 스마트폰 사용자 유입과 매출 증대로 연결시킬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입소문’을 가장 빠르게 낼 수 있는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위메이드는 일정 지분을 보유 중인 카카오톡과 가장 먼저 모바일 게임 부문 제휴를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유입되는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매출도 증가했다. ‘바이킹 아일랜드’가 대표적이다. 기존 아이폰에서 출시했을 때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카카오톡과 제휴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성장했다. 구글 앱스토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는 위메이드의 게임이 가장 먼저 노출돼 있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마케팅에서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모바일 성과 ‘미진’, 글로벌 공략 ‘숙제’,

위메이드는 많은 개발자들과 탁월한 마케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 부문의 성과는 아직 미진하다는 평가다. 모바일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게임은 ‘바이킹아일랜드’와 ‘캔디팡’ 정도에 불과하다. 라인업이 제대로 갖춰지는 내년부터 모바일 게임 투자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PC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위메이드의 실적을 견인했던 중국의 ‘미르의 전설2’의 영향력이 조금씩 줄어들어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선보인 차기작 ‘미르의 전설3’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모바일 게임이 빠른 시간 내 회사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위메이드는 최근 NHN의 ‘라인’과 제휴,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국처럼 일본 시장에서도 제휴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라인의 게임하기’가 성공하면 위메이드의 일본 시장 공략도 손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는 향후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미국 E3 게임쇼에 출품해 ‘위메이드’라는 브랜드를 알렸다. 9월에는 일본 도쿄 게임쇼에서 글로벌 시장 인지도 상승을 위해 노력했다. 미국과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한국보다 최소 3~5배 이상 크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가장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시장 진입은 빠르면 연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은 내년 이후 진출이 예상된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위원 jmahn@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