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9·10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평균 낙찰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1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은 74.9%로 9월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5월부터 넉 달 내리 하락하다가 8월 72.4%에서 9월 73.8%로 오른 뒤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보였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숫자도 지난 5월부터 5명 미만을 맴돌다 9월 5.3명, 10월 5.6명 등으로 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의 특징은 수요자들이 중소형 아파트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4일 감정가 6억2000만원에 나온 서울 수서동 삼성아파트 전용 60㎡형(24평형)은 감정가의 82%인 5억66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응찰에는 32명이나 몰렸다.

역시 소형 면적인 경기 분당신도시 서현동 효자촌아파트 60㎡형도 32명이 낙찰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3억5000만원)의 84%인 2억9399만9000원에 낙찰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9·10대책으로 취득세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경매로 매입하면 시중 급매물보다 싸게 살 수 있어 경매 법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라도 두 번 이상 유찰돼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 차례 유찰된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60㎡형은 지난달 10일 36명이 경합, 감정가 21억5000만원의 66%인 14억17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대형 아파트는 감면되는 세금 폭도 큰 편이라 가격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