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모두 부산 사람인데, 제2의 고향과 같은 부산에서 우승하게 돼서 정말 기뻐요.”

이정민(20·KT)이 국내 여자프로골프 부산은행·서경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2년6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이정민은 4일 부산 아시아드C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김해림(23·넵스)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 상금은 1억원. 2010년 데뷔 첫해에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프로 첫승을 따낸 이정민은 통산 2승째를 기록했다. KT는 지난주 KB금융STAR챔피언십에서 장하나(20)가 우승한 데 이어 소속 선수들이 2주 연속 우승하며 ‘후원 대박’을 터뜨렸다.

이정민은 “잘됐다가 안 되는 게 골프이고, 누구에게나 다 그런 것 같다. 이번에 우승했다고 계속 우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급해하기보다는 천천히 기다리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1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임한 이정민은 이날 초반에 지루한 파행진을 거듭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12번홀 5m 거리에서 첫 버디 퍼트를 떨구며 살아났다. 15번홀(파5)에서는 그린에지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을 1.5m가량 지나쳤으나 ‘천금 같은 파세이브 퍼팅’을 성공시킨 데 이어 16번홀(파3)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1.2m 버디 퍼팅을 집어넣었다. 17번홀에서 그린을 놓쳐 보기를 범해 1타차 선두가 됐으나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했다.

15, 16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 턱밑까지 추격한 김해림은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을 홀 1.5m 앞에 떨궈 공동선두에 오를 기회를 잡았으나 실패했다.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하늘(24·비씨카드)은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이정민을 2타차까지 추격했으나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그린 앞 벙커에 떨어지며 보기를 기록,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김하늘은 상금왕, 대상, 평균타수상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데뷔 7년 만에 첫승에 도전했던 윤채영(25·한화)은 2, 3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합계 3언더파로 김하늘과 공동 3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