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새로운 10년, 시진핑 시대 열린다] 정치국 상무위 구성, 장쩌민-후진타오 입김 여전…견제받는 시진핑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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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험난한 권력이양…8일 개막 당대회 관전포인트
권력 장악 어디까지
군사위 주석 승계 못하면 '반쪽 지도자'
공산당 새 정책 기조는
총서기 임기 제한하는 조치 나올 수도
권력 장악 어디까지
군사위 주석 승계 못하면 '반쪽 지도자'
공산당 새 정책 기조는
총서기 임기 제한하는 조치 나올 수도
중국의 권력 이동이 본격 시작됐다. 오는 8일 열리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부터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까지 이어지는 권력 개편으로 중국 핵심 권력기구의 요직 대부분이 물갈이된다.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10년 만에 물러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앞으로 10년 동안 공산당과 정부를 이끌 새 지도자로 등극한다.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 정권에 이은 5세대 시진핑 지도부는 누구이고, 그들은 G2(주요 2개국)로 성장한 중국을 어떻게 이끌지 조망해 본다.
시 부주석은 지난 9월1일 중국 공산당 연수원(당교) 가을학기 개학식에 참석한 뒤 보름 이상 모습을 감췄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면담 등 주요 일정까지 모두 취소했다. 온갖 루머가 돌았지만 “후진타오 당 총서기가 류위안(劉源) 등 태자당 출신 인사의 중앙군사위 요직 기용을 반대하자 시진핑이 당무를 거부한 것”이라는 주장(홍콩의 중국정치 전문가 린허리·林和立)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로부터 2개월 남짓 지난 지금도 “중국의 권력이양은 아직도 혼란에 빠져 있다”(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계파 간 자기 사람 심기 경쟁으로 18차 당대회가 진행 중인 와중에도 상무위원 명단이 바뀔 수 있다”(청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 지도자에 오르는 시 부주석의 앞길이 그만큼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불안한 시진핑 체제
중국에서 당대회 일정이 확정됐다는 것은 그동안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등 주요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것을 뜻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정이 정해진 지 한 달이 지났고 당대회 개최도 임박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아직도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장 시 부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인민해방군 통수권을 갖는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후 주석으로부터 승계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도 장쩌민 전 주석과 후 주석 등 ‘원로들의 권력투쟁’ 양상이다.
후 주석과 함께 공산주의청년단을 이끌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실세 총리를 맡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는 공산당 최대 계파인 공청단의 황태자이고 이미 시 부주석과 최고 지도자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 라이벌이다. ‘역대 최강 총리’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시진핑 위상, 당대회에서 윤곽
시 부주석이 명실상부한 1인자로 등극할 것인가 아니면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체제’의 반쪽 지도자에 머물 것인가는 이번 18차 당대회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그 단초는 △정치국 상무위원 구도 △시 부주석의 중앙군사위 주석 승계 여부 △18차 정치보고와 당헌 개정 내용 등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는 국가 주석과 총리를 각각 맡을 시진핑, 리커창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 외에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국가 부주석,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등으로 정해졌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국 상무위원 구도는 3명의 상하이방(장더장 위정성 장가오리)과 2명의 태자당(시진핑 왕치산), 그리고 2명의 공청단(리커창과 류윈산)파로 갈린다. 그러나 류윈산은 상하이방과 공청단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고 왕치산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를 따르는 인물로 태자당 계파성이 강하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원로 장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상하이방과 태자당은 연합세력)이 권력투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15일 18기 1중전회(18기 중앙위원 1차회의) 회의가 끝난 뒤 공식 발표된다.
중앙군사위 주석직 승계 여부는 시 부주석의 위상을 직접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과 덩샤오핑도 집권 기간에 국가 주석과 당 총서기직을 다른 이에게 넘겨줬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만은 보유했다. 마오쩌둥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2002년 11월 16차 당대회에서 장 전 주석도 후 주석에게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순차적으로 넘겨줬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2년 후인 2004년 9월에야 물려줬다. 시 부주석 역시 후 주석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단행된 군 인사에서 후 주석 측근인 펑펑후이(房峰輝) 베이징군구 사령관이 총참모총장으로 승진했다. 중앙군사위원회 실무를 총괄하는 판공처 주임은 후 주석 측근인 천스쥐(陳世炬)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이 맡았다. 후 주석이 18차 당대회 이후에도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 나오는 이유다.
18차 당대회에서 발표될 정치보고서와 당헌 수정안도 관심이다. 정치보고서에는 앞으로 5년간 정치·경제·사회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당헌 수정안에는 새로운 공산당 노선을 반영한다. 홍콩의 명보 등은 공산당 총서기의 임기를 제한하는 등 당내 민주화를 위한 조치들이 당대회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사업팀 부장은 그러나 “이번 당대회에서는 후진타오 정권이 제시했던 이념들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체제가 내놓을 새로운 혁신안들은 내년 가을에 열리는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 3차회의) 때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시 부주석은 지난 9월1일 중국 공산당 연수원(당교) 가을학기 개학식에 참석한 뒤 보름 이상 모습을 감췄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면담 등 주요 일정까지 모두 취소했다. 온갖 루머가 돌았지만 “후진타오 당 총서기가 류위안(劉源) 등 태자당 출신 인사의 중앙군사위 요직 기용을 반대하자 시진핑이 당무를 거부한 것”이라는 주장(홍콩의 중국정치 전문가 린허리·林和立)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로부터 2개월 남짓 지난 지금도 “중국의 권력이양은 아직도 혼란에 빠져 있다”(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계파 간 자기 사람 심기 경쟁으로 18차 당대회가 진행 중인 와중에도 상무위원 명단이 바뀔 수 있다”(청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 지도자에 오르는 시 부주석의 앞길이 그만큼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불안한 시진핑 체제
중국에서 당대회 일정이 확정됐다는 것은 그동안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등 주요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것을 뜻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정이 정해진 지 한 달이 지났고 당대회 개최도 임박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아직도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당장 시 부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인민해방군 통수권을 갖는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후 주석으로부터 승계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도 장쩌민 전 주석과 후 주석 등 ‘원로들의 권력투쟁’ 양상이다.
후 주석과 함께 공산주의청년단을 이끌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실세 총리를 맡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는 공산당 최대 계파인 공청단의 황태자이고 이미 시 부주석과 최고 지도자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 라이벌이다. ‘역대 최강 총리’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시진핑 위상, 당대회에서 윤곽
시 부주석이 명실상부한 1인자로 등극할 것인가 아니면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체제’의 반쪽 지도자에 머물 것인가는 이번 18차 당대회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그 단초는 △정치국 상무위원 구도 △시 부주석의 중앙군사위 주석 승계 여부 △18차 정치보고와 당헌 개정 내용 등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는 국가 주석과 총리를 각각 맡을 시진핑, 리커창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 외에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국가 부주석,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등으로 정해졌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국 상무위원 구도는 3명의 상하이방(장더장 위정성 장가오리)과 2명의 태자당(시진핑 왕치산), 그리고 2명의 공청단(리커창과 류윈산)파로 갈린다. 그러나 류윈산은 상하이방과 공청단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고 왕치산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를 따르는 인물로 태자당 계파성이 강하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원로 장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상하이방과 태자당은 연합세력)이 권력투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15일 18기 1중전회(18기 중앙위원 1차회의) 회의가 끝난 뒤 공식 발표된다.
중앙군사위 주석직 승계 여부는 시 부주석의 위상을 직접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마오쩌둥과 덩샤오핑도 집권 기간에 국가 주석과 당 총서기직을 다른 이에게 넘겨줬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만은 보유했다. 마오쩌둥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다.
2002년 11월 16차 당대회에서 장 전 주석도 후 주석에게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순차적으로 넘겨줬지만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2년 후인 2004년 9월에야 물려줬다. 시 부주석 역시 후 주석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단행된 군 인사에서 후 주석 측근인 펑펑후이(房峰輝) 베이징군구 사령관이 총참모총장으로 승진했다. 중앙군사위원회 실무를 총괄하는 판공처 주임은 후 주석 측근인 천스쥐(陳世炬)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이 맡았다. 후 주석이 18차 당대회 이후에도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 나오는 이유다.
18차 당대회에서 발표될 정치보고서와 당헌 수정안도 관심이다. 정치보고서에는 앞으로 5년간 정치·경제·사회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당헌 수정안에는 새로운 공산당 노선을 반영한다. 홍콩의 명보 등은 공산당 총서기의 임기를 제한하는 등 당내 민주화를 위한 조치들이 당대회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사업팀 부장은 그러나 “이번 당대회에서는 후진타오 정권이 제시했던 이념들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체제가 내놓을 새로운 혁신안들은 내년 가을에 열리는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 3차회의) 때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