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메카 산업단지가 바뀐다] 폐기물 소각열 쓰고 또 쓰고…환경보호·비용절감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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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생태산단 구축
산단공 지원 EIP산업
오염물 처리비 718억 절감
산단공 지원 EIP산업
오염물 처리비 718억 절감
경기도 시흥시 시화산업단지에서 폐기물 중간 처리 및 수탁 폐수처리를 하는 KG이티에스(사장 이정섭)는 인근 판지제조업체인 삼보판지에 없어서는 안될 회사가 됐다. 지난해 5월부터 이곳 폐기물 소각장에서 발생한 열과 공정용수로 만든 증기를 900m 떨어진 삼보판지에 공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삼보판지가 하루 공급받는 증기량은 200t. 이 회사는 KG이티에스로부터 공급받은 증기로 종이 제작과정에서 가장 핵심인 펄프 압착 작업을 한다. 모든 작업을 마친 스팀 응축수의 온도는 약 175도. KG이티에스는 아직 기체 상태의 이 응축수를 지하 회수관로로 다시 받아 열교환기로 열만 빼낸다. 다시 쓰기 힘든 이 열은 버리고, 열이 빠진 50도의 응축수는 다시 보일러 공정용수로 쓴다.
이 모든 공정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김경수)이 2010년 9월 시작한 ‘응축수 폐열회수 및 보일러 공정용수 재이용 사업’의 일부다. 응축수 폐열회수 사업은 산단공이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EIP)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김상훈 KG이티에스 경영지원팀 차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커서 망설였지만 산단공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고 상당한 가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총 5억8000만원. 이 중 산단공이 6000만원을 지원했다. 투자 효과는 1년 만에 나타났다. KG이티에스 측에 따르면 설비 가동 후 온실가스는 지난해 약 810t을 감축했고, 공업용수 사용량 역시 7만3000t을 줄였다. 한 관계자는 “연료절감비, 하수도 사용비, 탄소배출권 획득량 등을 연간 금액으로 환산해보니 7억원가량 됐다”며 “1년 만에 총 투자비용(5억2000만원)을 뽑아낸 셈”이라고 말했다.
삼보판지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체상태의 응축수를 대기 방출할 때 발생하는 백무(안개)현상을 막아 인근 지역주민의 항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EIP 조성사업이 전국 산업단지로 확대되면서 오염원 배출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씻고 친환경 녹색단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05년부터 15년간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EIP사업은 지식경제부가 총괄 정책을 수립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기획 및 예산관리와 지역사업단 성과관리를 맡고 있다.
김경수 이사장은 “사업 시행 이후 지난해 총 718억원의 오염물 처리비를 절감했고 재활용품 및 잉여스팀 판매 등으로 990억원의 신규 매출까지 창출했다”고 말했다.
시화공단=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 EIP
Eco-Industrial Park. 녹색산업단지 구축사업.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른 기업의 원료나 에너지로 재사용함으로써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2005년부터 전국 8개 사업단과 30개 산업단지에서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