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가 재선될 것이란 관측이 많아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가 재선되면 발효될 것으로 보이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오바마케어가 발효되면 미국 기업들은 2014년부터 1주일에 30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들에게 일정 수준의 보험 혜택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 혜택을 주지 않으면 직원당 2000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시 이 법안을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반면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오바마케어를 수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 유통업체 등 저임금 인력을 많이 고용하는 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쉐라톤 등 호텔 체인을 보유한 필라호텔앤드리조트는 오바마케어가 대법원의 합헌 판정을 받은 지난여름부터 비정규직 채용 비중을 늘렸다. CKE 레스토랑은 두 달 전부터 정규직 직원이 퇴직하면 대부분을 비정규직 직원으로 대체했다.

기업들은 또 재정벼랑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워싱턴 정가의 교착 상태가 길어지고, 재정벼랑을 막기 위한 합의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은 이날 “재정벼랑 문제를 해결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WSJ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일간지에 게재했다.

로렌스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재정벼랑 문제를 해결해야 미국 기업들이 쥐고 있는 1조7000억달러의 현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