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지부진한 증시로 국내 주식형펀드들의 전반적인 성과는 저조하지만 10개 대형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 ‘1조클럽 펀드’로 불리는 10개 중 7개는 지금까지 코스피지수 수익률(2.58%)을 웃돌았다. 특히 장기 수익률이 견조한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가 환매로 몸집이 쪼그라드는 와중에도 개인 자금을 꾸준히 끌어모으면서 덩치를 키웠다.

◆10개 중 7개, 평균 성적 이상

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국내주식형펀드(ETF제외)는 총 10개다. 이 중 7개는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3.37%·5일 기준)을 웃돌며 양호한 성과를 올렸다.

‘KB밸류포커스자’가 연초 이후 수익률 8.47%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지난 9월 이후 상반기 스타펀드로 이름을 날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8.10%)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8.08%)을 앞서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주요 편입종목(8월 말 포트폴리오 기준)인 동원산업(20.88%) KT(12.12%) SK텔레콤(7.99%) LG전자(9.33%) 등의 주가가 10~20% 뛰면서 수익개선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설정액 규모로 2위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는 올 들어 0.11%의 손실을 내며 유일하게 마이너스 상태다.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자’도 1% 미만의 수익률로 대형펀드 중에서 성과가 부진한 편이다. 주요 종목으로 담았던 현대차, 기아차, NHN, 인터플렉스, 삼성화재, 한국타이어 등의 주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꾸준한 장기성과로 자금 끌어모아

특히 대형펀드들은 꾸준한 성과를 앞세워 국내주식형 펀드의 환매 분위기 속에서도 개인 자금을 모았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올 들어 2조131억원 줄어들었지만 10개 중 4개 펀드로는 자금 순유입이 나타났다.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장기 성과와 자금유입이 선순환되면서 부진한 지수 흐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가 쉬웠다는 게 운용업계 측의 설명이다.

올해 자금유입이 두드러진 펀드는 인덱스펀드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1’으로 3086억원이 순유입됐다. 뒤를 이어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1’의 설정액도 1047억원이 증가했다. 이 펀드는 3년 수익률이 54.13%로 10개 펀드 중 1위다. ‘KB밸류포커스자’(930억원) ‘한국투자한국의힘1’(827억원) 등도 견조한 성과를 내면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