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기의 미국] 美 양적완화 정책 유지…"원화값 당분간 계속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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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재정벼랑' 현실화땐 금리 하락·환율 상승
반덤핑 관세 강화 등 무역장벽 높아질 듯
'재정벼랑' 현실화땐 금리 하락·환율 상승
반덤핑 관세 강화 등 무역장벽 높아질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90원 선이 무너지며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큰 변화 없이 보합권을 유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일단 원·달러 환율하락(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연말로 다가온 미국 행정부와 하원 간 재정지출 협상이 진통을 겪을 경우 국내 금리는 떨어지고 환율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재정벼랑 단기 최대 변수로
유한종 국민은행 외화자금부 팀장은 “3차 양적완화를 비롯해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달러는 당분간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적으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여지가 높아진 점은 하락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거론하던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우리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1080원 선에서 지지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존 통화정책 유지 등으로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굳이 따지자면 미국의 호전된 경기지표가 반영될 경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재정벼랑’을 막기 위한 여야 간 재정지출 합의 진행 상황도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세훈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행정부와 하원의 대립으로 재정지출 합의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워 금리는 약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정벼랑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의 약세를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압력 거세진다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을 정책 과제로 내세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한·미 양국 간 통상 관계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주요 교역 대상국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 불공정 무역 관행과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최대 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리는 등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 간 특허소송은 물론 최근 불거진 현대자동차의 연비 논란도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오바마 정부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주도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TPP 참여를 요구하는 미국의 직·간접적인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만큼 서둘러 TPP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정환/이정호 기자 ceoseo@hankyung.com